삼성 "범죄행위, 경영진 사과하라"…LG "기술 달라 빼올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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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기술 유출' 파문
삼성 "30조 피해…재발방지를"…LGD "경찰 발표 수용 못해"
삼성 "30조 피해…재발방지를"…LGD "경찰 발표 수용 못해"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최고 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삼성)
“경쟁사 기술과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정보가 필요하지 않고 입수한 적도 없다.”(LG)
경기지방경찰청이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제조기술을 넘겨받은 LG디스플레이 임원 등 5명과 기술을 넘겨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전·현직 연구원 6명 등 11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발표하자 삼성과 LG는 ‘날선’ 공개 성명을 주고받았다.
업계에선 전자 맞수 삼성과 LG 간 명운을 건 OLED TV 선점 전쟁이 경쟁사 인력 빼가기와 기술 유출이라는 ‘범죄 행위’로 이어졌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삼성과 LG 사이에 기술 유출 사건이 발생한 것은 OLED가 그만큼 중요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어서다.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은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넘어가고 있다. LCD에 비해 훨씬 선명한 화질과 빠른 응답속도, 낮은 소비전력 등 장점을 갖춘데다 구부리거나 종이처럼 말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시장은 2010년 12억달러에서 지난해 41억달러로 성장했다.
OLED를 키운 것은 삼성이다. 삼성전자는 2004년 일찌감치 투자에 나서 2007년부터 중소형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갤럭시S2, 노트 등에 들어가는 액정이 OLED다.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97%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OLED를 만드는 SMD의 매출은 지난해 6조5836억원으로 전년보다 48%나 급증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07년 OLED 개발을 시작했다. 시제품만 내놓았을 뿐 양산에 들어가진 못했다.
○여전히 첨예한 양측 입장 차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깜짝 놀랐다. LG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2’에서 삼성과 같이 55인치 OLED TV 시제품을 출시해서다.
LG는 CES에서 대형 OLED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술방식은 달랐다. 삼성은 적·녹·청 화소를 유리기판에 수평으로 증착시켜 색을 내는 RGB방식을 썼다. LG는 화소를 수직으로 증착시킨 뒤 컬러필터를 통해 컬러를 표현하는 W(화이트)-OLED 방식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날 SMD 측 연구원들이 대형 OLED 패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증착기술인 ‘SMS(스몰 마스크 스캐닝)’ 기술을 유출했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W-OLED 방식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 SMS 기술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가 LG와 삼성밖에 없기 때문에 그동안 어느 정도의 인력 이동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3년간 LG디스플레이에서 삼성으로 옮긴 연구원도 30여명 이상이지만 문제삼지 않았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삼성은 최고 경영진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수 년간 기술 개발에 실패하던 LG가 경쟁사 ‘기술 훔치기’를 택한 것”이라며 “향후 5년간 30조원가량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W-OLED 방식도 당연히 증착 과정이 필요하다”며 “빼낸 기술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공정 기술을 훔쳐 생산시기를 단축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현석/정인설 기자 realist@hankyung.com
“경쟁사 기술과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정보가 필요하지 않고 입수한 적도 없다.”(LG)
경기지방경찰청이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제조기술을 넘겨받은 LG디스플레이 임원 등 5명과 기술을 넘겨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전·현직 연구원 6명 등 11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발표하자 삼성과 LG는 ‘날선’ 공개 성명을 주고받았다.
업계에선 전자 맞수 삼성과 LG 간 명운을 건 OLED TV 선점 전쟁이 경쟁사 인력 빼가기와 기술 유출이라는 ‘범죄 행위’로 이어졌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O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삼성과 LG 사이에 기술 유출 사건이 발생한 것은 OLED가 그만큼 중요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어서다.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은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넘어가고 있다. LCD에 비해 훨씬 선명한 화질과 빠른 응답속도, 낮은 소비전력 등 장점을 갖춘데다 구부리거나 종이처럼 말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OLED 시장은 2010년 12억달러에서 지난해 41억달러로 성장했다.
OLED를 키운 것은 삼성이다. 삼성전자는 2004년 일찌감치 투자에 나서 2007년부터 중소형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갤럭시S2, 노트 등에 들어가는 액정이 OLED다.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97%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OLED를 만드는 SMD의 매출은 지난해 6조5836억원으로 전년보다 48%나 급증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07년 OLED 개발을 시작했다. 시제품만 내놓았을 뿐 양산에 들어가진 못했다.
○여전히 첨예한 양측 입장 차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깜짝 놀랐다. LG전자가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2’에서 삼성과 같이 55인치 OLED TV 시제품을 출시해서다.
LG는 CES에서 대형 OLED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기술방식은 달랐다. 삼성은 적·녹·청 화소를 유리기판에 수평으로 증착시켜 색을 내는 RGB방식을 썼다. LG는 화소를 수직으로 증착시킨 뒤 컬러필터를 통해 컬러를 표현하는 W(화이트)-OLED 방식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날 SMD 측 연구원들이 대형 OLED 패널을 만드는 데 필요한 증착기술인 ‘SMS(스몰 마스크 스캐닝)’ 기술을 유출했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W-OLED 방식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 SMS 기술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가 LG와 삼성밖에 없기 때문에 그동안 어느 정도의 인력 이동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3년간 LG디스플레이에서 삼성으로 옮긴 연구원도 30여명 이상이지만 문제삼지 않았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삼성은 최고 경영진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수 년간 기술 개발에 실패하던 LG가 경쟁사 ‘기술 훔치기’를 택한 것”이라며 “향후 5년간 30조원가량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W-OLED 방식도 당연히 증착 과정이 필요하다”며 “빼낸 기술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공정 기술을 훔쳐 생산시기를 단축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현석/정인설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