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방송을 시작하면서 '나꼼수'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가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 논란으로 위기에 처했다.

이 방송의 출연자이기도 한 김 후보가 과거 방송에서 막말과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이 4·11 총선 정국의 '최대 논란'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후보의 노인 비하 발언도 4일 추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김 후보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노인네들이 시청역에 오지 못하도록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다 없애버리자"는 말을 내뱉은가 하면 "주한미군을 인질로 잡아 장갑차로 밀어버리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나꼼수' 멤버들은 김 후보에 대한 불똥이 자신들에게까지 튈까 조심하는 모양새다.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2일 광운대에서 콘서트 형식의 대규모 강연회를 열려던 '나꼼수' 멤버들은 행사 전날인 1일 갑자기 콘서트를 취소했다. 콘서트가 선거법을 위반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103조 3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집회나 모임을 열 수 없다. 김 후보가 참석하지 않더라도 '나꼼수' 멤버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할 경우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꼼수'의 지원군이던 소설가 공지영 씨도 3일 트위터를 통해 '김용민의 실언에 귀를 의심했다'며 '인간 김용민에 애정이 있기에 무거운 사과를 요구한다'고 적었다.

'나꼼수'는 "쫄지마"라는 유행어를 퍼뜨리며 정치인들을 향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켜왔다.

'나꼼수'에 열광하는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김 후보를 공천한 민주통합당은 낙심하는 분위기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3일 대전 유세에서 김 후보에 관해 묻는 기자들에게“걱정”이라며 속앓이를 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의 파문과 관련해 총공세에 나섰다.

새누리당 이혜훈 종합상황실장은 5일 4·11총선 종합상황실 일일현안회의에서 "이런 분(김 후보)을 정의의 사도라고 한 손학규 상임고문과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표, 김 후보를 사위로 삼고싶다고 한 공지영씨에게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부탁한다" 며 "이런 후보를 전략 공천한 한명숙 대표는 어떤 입장인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나꼼수'가 SNS를 통해 '인기몰이'를 해왔기 때문인지 여전히 SNS 상에는 '믿음 변함없다'라는 식의 옹호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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