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기기 유저 인터페이스(UI), 바이오 센서, 라이프케어 로봇….’

‘황(黃)의 법칙’(반도체 집적도가 매년 2배 증가한다는 이론)으로 유명한 황창규 단장(사진)이 이끄는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이 전략적으로 완성해야 할 미래 10대 핵심 기술을 발표했다. 사회·경제 모든 분야를 스마트화하는 ‘스마토피아’ 구현을 목표로 삼은 10대 기술은 차세대 스마트기기 개발을 위한 플랫폼부터 인공지능을 가진 라이프케어 로봇까지 실생활 분야 전반에 망라돼 있다.

◆‘융합’으로 산업경쟁력 제고

지경부 R&D 전략기획단은 4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IT 정책자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IT 분야 5대 전략과 10대 핵심 기술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한 10대 기술은 △디스플레이용 필름 등 IT 핵심 소재 △하이브리드 스토리지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 △전력반도체 등으로 향후 5년간 민·관 공동 R&D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황 단장은 “융·복합화, 스마트화 등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글로벌 IT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한국의 IT 강국 위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진단하고 IT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융합’을 제시했다.

그는 휴대폰 TV 등 단말기기를 예로 들며 “일부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세계 1, 2위를 다투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단말기 반도체 분야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및 소재, 인공지능 및 양자통신 등 IT 융합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예산 지원이 관건

지경부와 전략기획단은 10대 핵심 기술에 내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총 1조2400억원(정부 예산 6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 및 기술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2020년 10대 핵심 기술을 통해 49조8000억원의 매출과 197억달러의 수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획단은 전망했다. 황 단장은 “197억달러 수출 전망은 현재 IT 분야 전체 수출의 15% 수준에 그치지만 2025년 이후에는 다른 연계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수백, 수천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0대 핵심 기술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이 100%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R&D 전략기획단은 작년 해양플랜트 그래핀 인쇄·전자 등 6개 미래산업 선도기술을 발표하며 올해 예산으로 1560억원을 신청했지만 사업 타당성 부족 평가를 받으며 94% 깎인 90억원만 배정받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