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길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사진)은 2일 기상청 주최 워크숍에서 축사를 통해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은 개인적으로 볼 때 비관적”이라며 “감축목표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20년까지 예정된) 한국의 목표치 달성도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2009년 확정한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인 8억1300만t 대비 30% 감축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정부 당국자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공식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녹색성장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한 녹색성장을 목표로 2009년 2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기구다. 그동안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및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양 위원장은 기자와의 별도 인터뷰에서도 “우리나라가 온실가스를 감축하려고 하는 건 교토의정서 체제라는 국제적인 합의를 지키는 게 목적이 아니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게 진짜 목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세부추진 계획을 내놓으면서 “국제사회에 선언한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고 밝혀왔던 것과 다른 언급이다. 다만 그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지구 온도 상승을 막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한국도 관련 연구를 계속해 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