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위기 돌파를 위해 경영진 재편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룹 모태인 동양시멘트에 회계사 출신의 50대 초반 최고경영자(CEO)를 투입했다. 전략기획본부장은 사장급으로 승격시켜 그룹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강화했다. 동양그룹은 건설 불황과 시멘트 사업 고전으로 알짜 계열사인 동양생명을 매물로 내놓는 등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동양그룹은 이창기 (주)동양 전무(52)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동양시멘트 대표로 임명하는 등 임원 22명에 대한 인사를 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 부사장을 동양시멘트 대표로 발탁한 것은 미래성장 동력인 ‘화력발전 사업’에 대한 현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동양그룹은 강원 삼척시 동양시멘트 옛 광산 용지(46광구) 279만㎡(80만평)에 2000㎿ 이상의 화력발전 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본사를 삼척으로 이전했다. 그룹 관계자는 “화력발전 사업의 현장인 동양시멘트를 그룹 제조부문의 중심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현 회장의 의지가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동양시멘트를 턴어라운드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공인회계사이며 1991년 동양시멘트 과장으로 입사해 동양메이저, (주)동양 등에서 전략본부장, 재무본부장, 사업담당 대표 등을 거쳤다. 시멘트 가격 인상과 수출 증가 등을 바탕으로 동양시멘트를 흑자 구도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그룹 측은 기대하고 있다.

구한서 전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 부사장(55)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그룹 전략기획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룹의 경영 철학과 지속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부사장이었던 전략기획본부장을 사장급으로 승격시켰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주)동양 건설부문 대표이사에는 김정득 사장(58)을 임명해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건설부문의 성장을 견인하도록 했다. 김 사장은 동양시멘트이앤씨 대표이사도 겸임해 특화된 기술력을 갖춘 산업 플랜트 전문기업으로 발전시키는 책임도 맡게 된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상대적으로 성장 및 수익성이 떨어졌던 제조부문을 강화하고 금융부문이 업계 수위로 발돋움 하는 데 적합하도록 짠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승진◇동양시멘트 ▷대표이사 부사장 이창기▷전무 김종오▷상무 박승수 ◇동양증권▷전무 최영수 서명
석▷상무보 남영보 고성일 신남석▷이사대우 임민수 민경배 ◇동양인터내셔널 ▷이사대우 한효덕 ◇미러스
▷이사대우 김성훈 ◇전략기획본부▷사장 구한서

◎전보◇㈜동양 ▷상무 이종석 ◇동양시멘트 ▷상무보 왕성호 이상화◇동양레저 ▷상무보 이정호 ◇한성레미콘 ▷대표이사 상무 전홍기 ◇전략기획본부 ▷이사대우 박재용◎선임◇㈜동양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김정득(겸 동양시멘트이앤씨 대표이사) ◇동양시스템즈 ▷상무보 성재원 ◇동양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 황현택(겸 전략기획본부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