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닳은 교복을 입는 게 창피했던 13살 소년이 부모에게 새 교복을 사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부모는 며칠간 달래다 아이를 나무랐고, 아이는 "교복을 사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며 반항했습니다. 지난달 25일 파키스탄에서 부모가 새 교복을 사 줄 형편이 못되자 비관해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던 캄란 칸(13)이 같은 달 31일 끝내 숨졌습니다. 칸은 몸 전체의 65%가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부모는 치료비를 마련할 방도가 없었고, 5일 동안 위독한 상태에 있다가 생을 마감했습니다. 키베르 파크툰와주(州)의 샤브카다르 마을에 살던 칸의 가족은 음식을 마련할 돈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어머니는 파출부로 일하고, 그의 아버지는 4달 전 빌린 돈으로 취업비자를 얻어 사우디아라비아로 갔으나 아직 그곳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파키스탄인들처럼 칸의 가족도 수업료를 낼 형편이 안됐으나 지방의 한 사립학교가 유망한 학생이었던 칸에게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줘 학교를 다니게 됐습니다. 칸의 형은 동생이 가족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금속 조각과 같이 팔 수 있을 만한 물건을 찾으러 마을을 돌아다녔다면서 그가 한 번도 부모에게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회상했습니다. 칸의 사연은 음식을 마련할 돈조차 없는 수많은 파키스탄 빈민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실제 파키스탄 공립학교는 수업료가 한 달에 2달러(약 2천200원) 정도지만 자녀가 많은 파키스탄 빈민 가족에게는 이조차 큰 액수입니다. 지난해 파키스탄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0%의 파키스탄인들은 2년 이하의 교육을 받으며 6세 이상 16세 이하의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조차 절반가량이 한 문장도 읽지 못합니다. 이형선기자 lhs718@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죽어서도 쉬지 못하는 `오스왈드 묘비석` ㆍ"너 쓰레기야?"…전세계 네티즌 울린 `강아지` 이야기 ㆍ[TV] 세계속 화제-아일랜드 서커스단 탈출한 코끼리, 도심 질주 ㆍ아유미 사진 화제…"이젠 몰라보겠네?" ㆍ수빈 격투기 시범하다 상의탈의 `19금 방송?`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형선기자 lhs718@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