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일본 전자업체로는 처음으로 휴대폰 생산시설을 전부 해외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생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파나소닉이 시즈오카(靜岡) 공장의 휴대폰 생산설비를 중국 베이징과 말레이시아 등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파나소닉은 휴대폰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시즈오카 공장에서 만들어왔다. 이 회사의 작년 휴대폰 판매 대수는 약 500만대로 샤프 후지쓰에 이어 일본 내 3위였다. 시즈오카 공장은 주로 애프터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직원들은 다른 지역 공장과 연구소 등에 분산 배치된다.

판매 전략도 수정한다. 일본 내 수요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외 판매를 적극 늘리기로 했다. 2005년 해외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던 파나소닉은 유럽 시장을 첫 번째 공략지역으로 잡고 이달부터 스마트폰을 투입한다. 해외 시장 개척으로 2015년까지 작년의 세 배 규모인 15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절반 이상인 900만대는 해외에서 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전자업체들은 NTT도코모 등 대형 통신업체에 기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는 바람에 국제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며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애플 등이 일본 시장마저 잠식해 들어오면서 해외 생산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