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위서 사는 개미…조정 길면 '상투' 잡는데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대규모 매수에 나서고 있다.

개인들이 증시 조정 국면을 주식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조정이 장기화하면 결과적으로 ‘상투’를 잡은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90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지난 1월 5조6349억원, 2월 1조296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조426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5일부터는 단 하루(27일)를 제외하고 매수 우위를 지속했다.

주식형 펀드를 환매한 자금과 투자자예탁금으로 들어가 있던 돈이 증시가 조정을 받자 직접투자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 들어 5조7326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달 10일 20조8000억원에 달했던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27일 기준 18조4543억원으로 2조원 넘게 줄었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개인이 증시 고점에 몰려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 외국인의 차익 실현 물량을 개인이 떠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도 좋지 않다. 이달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지난달 말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삼성전자뿐이다.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LG화학은 9.16% 떨어졌고 OCI(-14.15%) 현대제철(-13.01%) SK이노베이션(-12.4%) 등은 10% 이상 하락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