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에 비해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성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이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채권 유통시장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금리가 높아 고수익을 노릴 수 있지만 부도 위험도 그만큼 크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2011년 9월 사이 증권신고서 제출 절차를 거쳐 발행된 채권 143조9730억원 가운데 기관투자가를 제외한 개인과 일반 법인이 사들인 금액은 3조7857억원(2.6%)으로 나타났다. 일반 법인에는 단위농협 신협 단위금고 등이 포함된다.

금액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들이 사들인 채권 중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비중은 29.1%에 달했다. 기관투자가(2.8%)보다 10배 이상 높다. BBB는 투자적격 채권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개인투자자만 따로 놓고 보면 BBB 이하 채권 비중은 49.2%까지 올라간다.

개인들은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주식 관련 사채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주식 관련 사채 발행액 4311억원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매입한 금액은 1065억원(24.7%)으로 기관투자가(1031억원)와 비슷했다. 주식 관련 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일반 채권보다 신용등급이 낮다.

금감원은 “일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고수익 채권 신고서를 더 유의 깊게 심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