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순이익 '반토막'으로 급감
자산운용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회사별로도 명암이 엇갈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순이익은 크게 줄어든 반면 한국투신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순이익은 30% 안팎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2011년 회계연도 3분기(2011년 4~12월) 82개 자산운용사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2190억원으로 2010년 같은 기간(3095억원)보다 29.2%(905억원) 감소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주식시장 반등으로 펀드 환매가 잇따르면서 펀드수탁액은 줄어든 반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영업비용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85억원의 순이익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0년 같은 기간보다 52%(525억원) 급감해 ‘상처뿐인 1위’로 평가됐다. 펀드 환매로 수탁액이 줄어들고 있는 영향이 컸다. 2010년 동기 업계 2위였던 미래에셋맵스의 순이익은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83%(385억원) 줄어들면서 1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에 비해 한국투신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각각 311억원과 273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에 비해 28.5%와 37.1% 증가했다. 두 운용사는 순이익 기준 2, 3위에 랭크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257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294억원)보다 약간 줄었으나 비교적 선방했다.

2010년 3분기까지의 누적순이익이 233억원으로 5위권에 들었던 KB자산운용은 37억원 적자를 내면서 꼴찌그룹으로 추락했다. 대신자산운용과 산은자산운용도 각각 129억원과 10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82개 자산운용사 중 적자를 낸 곳은 31개(38%)로 전년 동기와 같았다. 적자회사 중 13개사는 2009년도 이후에 설립된 곳이다. 순이익 상위 5개사의 순이익은 전체의 66.6%로 2010년 66.4%와 비슷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는 고유자산 운용 규모가 작아 실적에 따라 이익 부침이 심하다”며 “지난해 자산운용사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면서 회사별 영업실적 차이가 생기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평균 484.4%로 9월 말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NCR이 금융당국 지도비율(150%) 미만으로 떨어진 곳은 와이즈에셋자산운용뿐이었다.

작년 말 현재 자산운용사의 펀드순자산액(NAV)은 277조2000억원으로 작년 9월 말보다 7조6000억원(2.7%) 줄었다. 분기별 펀드수탁액은 2010년 9월 말 정점을 찍은 후 5분기째 감소하고 있다. 주식형펀드는 2조5000억원 늘었지만 단기금융펀드와 채권형펀드가 각각 3조3000억원, 1조9000억원 줄면서 수탁액 감소를 견인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