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추기경 소장 그림 얼마에 낙찰될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최근 애장하고 있던 그림 1점을 평화방송·평화신문에 기증했다. 김형주 화백이 그린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사진)라는 그림이다. 가로 52㎝, 세로 44㎝의 이 그림은 정 추기경이 2009년 출간한 같은 제목의 책 표지로 썼던 것이다. 화창한 날의 명동성당 풍경을 그린 이 그림을 김 화백이 책 표지로 쓰게 해준 것은 물론 정 추기경에게 선뜻 기증했고, 정 추기경은 그간 고이 간직했던 이 그림을 평화방송·평화신문이 이달부터 시작한 자선경매 ‘나눔의 기적’ 제1호 기증품으로 내놓은 것.

자선경매 ‘나눔의 기적’은 천주교 주교들이 기증한 애장품을 매달 한 차례씩 릴레이식으로 경매한 뒤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추기경이 기증한 그림은 지난 11일자로 발행된 평화신문과 홈페이지(pbc.co.kr)를 통해 경매 사실을 알린 뒤 전화(02-2270-2511)와 이메일(pbclove@pbc.co.kr)로 경매를 진행한 결과 27일 오후 현재 최고가 82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경매 시작가(400만원)의 2배를 훌쩍 넘어 28일 오후 6시에 마감되는 경매의 최종 낙찰가는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경매가가 높은 것은 작품성과 함께 소장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햇빛 쏟아지는 언덕에서’라는 제목의 책과 그림은 정 추기경에게 특별하다. 책은 2008년 터키·그리스 성지순례를 하면서 바오로 사도가 전하는 영감에 충만해 신자들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햇빛은 하느님의 진리를 뜻한다는 게 정 추기경의 설명이다.

다음달에는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가 기증한 이콘 그림을 경매에 부칠 예정. 주최 측은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향한 주교님들의 따스한 사랑이 담긴 소장품이니만큼 그 사랑을 봐달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