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그린카 이야기] (15) '폭스바겐 XL1'
폭스바겐은 지난해 1월 카타르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1ℓ 경유로 111㎞를 달리는 전기 컨셉트카(시제품) ‘포뮬러 XL1’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차는 닛산자동차의 전기차 리프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았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XL1 양산차를 2013년께 전 세계 시장에 팔겠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디젤 하이브리드카 XL1은 ‘1ℓ 자동차’라는 별칭이 붙었다.

XL1은 2인승 2도어 친환경차다. 최대 48마력을 내는 배기량 800㏄ TDI 2기통 커먼레일 디젤 엔진에 7단 DSG 변속기를 얹었다. 여기에 전기모터(27마력)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쉐보레 볼트와 마찬가지로 충전한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 발전기를 돌려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로 개발됐다. 연료탱크(10ℓ)를 가득 채우면 550㎞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폭스바겐은 밝혔다.

디젤 엔진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폭스바겐은 연비를 높이기 위해 경량화 기술을 적용했다. 가벼운 탄소섬유를 소재로 써 차체 무게를 795㎏으로 줄였다. 또 공기역학적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4g/㎞에 불과하다.

이 차는 폭스바겐의 미래 친환경 프로젝트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디자인은 영화에서 보던 미래형 차에 가깝다. 차문은 날개를 편 갈매기 모양의 ‘걸윙도어’로 만들었다. 루프 지붕이 갈수록 비스듬하게 내려가는 쿠페형 모습을 갖췄다. 시속 35㎞까진 경유 없이 순수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160㎞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11.9초로 일반 승용차와 별반 차이가 없다.

폭스바겐은 내년 양산차를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소수 물량만 한정 판매하는 데다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이 생소한 만큼 차값은 다소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