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레이아트 개척 정태섭 씨 "핵에너지 예술로 승화"
“안전하게 핵물질을 관리하면 원자력 에너지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학에도 방사선을 활용한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고요. 원자력 에너지는 조용한 새벽처럼 밝아오는 새 세계를 열어줄 겁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6~27일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핵안보관에서 방사선을 이용한 X레이 아트를 소개하는 정태섭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58). 그는 “한국은 핵원자력 분야를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서 평화적으로 이용한다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싶어 전시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X레이 아트’(사진)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그는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예술감각을 뽐낸다. 예술과 과학의 새로운 융합을 시도하는 그는 사진기를 이용하지 않고 X레이 영상으로 13년째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X레이 아트는 의료용으로 신체의 내부를 관찰하는 과학기술을 예술에 활용해 물체의 본질과 내부구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예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해골이나 신체의 뼈 위에 살갗을 입히고 색칠한 2m 대작 4점을 걸었다. X레이 영상예술이 원자력 에너지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에서 전시 제목도 ‘X레이 아트-새로운 에너지의 낭만적인 미래’로 정했다. 축배를 드는 해골 모습의 여인과 색소폰을 불고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미학적 이미지를 찾아낸 작품들이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를 빨리 발견해 치료해달라는 환자들의 소망과 애환을 은유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예술과 과학은 하나라고 했다. “과학과 예술은 창의적이라는 점에서 같은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감성이 부족해 대중과 멀어지다보니 이공계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해요. 그래서 이런 작업을 통해 좀 더 쉽고 친근감 있게 다가서고 싶습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