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삼성전자, 삼성생명 차명 주식 상속을 둘러싸고 장남 맹희씨(81), 차녀 숙희씨(77)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70) 측이 23일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을 원고가 부담하게 해 달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변호인단은 “구체적인 변론은 관련 사실관계 파악과 증거자료 수집 등을 마친 후 하겠다”고 말했다. 또 맹희씨와 숙희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가 청구 주식 수 확장을 위해 지난 15일 이 회장의 세금 납부 내역 등에 대한 증거조사를 신청한 점에 대해서는 “증거신청 관련 의견서를 제출할 때까지 결정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화우의 증거신청에 대해 “원고 청구와 관련성이 없는 부분까지 광범위하게 망라돼 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회장 측의 답변서가 짧은 이유에 대해 소송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전략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