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체들의 눈물'…주가·판매량·신뢰 뚝뚝뚝!!
라면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인상 담합' 발표로 3연타를 두들겨 맞았다. '과징금 폭탄'에 이어 라면 업체들의 주가와 판매량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라면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 제조업체 4개사가 2001년 5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담합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들 4개 업체에 총 135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농심의 경우 한 해의 순익에 육박하는 1077억6500만 원의 과징금이 매겨졌다.

이에 따라 상장사인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의 주가는 공정위 발표가 나오기 전인 지난 21일보다 최고 6% 가량 급락했다.
23일 농심 주가는 지난 21일 종가보다 2.15%(5000원) 떨어졌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각각 3.59%(1250원), 5.95%(9500원) 폭락했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농심에 지난해 순익보다 높은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공정위의 과징금으로 라면업체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면서 "공정위 발표로 인한 타격은 현재 웬만큼 반영된 상태여서 향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면 업체들이 대표적인 서민식품의 가격 인상을 담합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22일 라면 판매량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라면의 판매량은 52만7234봉지로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라면 불매 운동을 해서라도 다시는 장난치지 못하도록 본떼를 보여줘야 한다(2k*****)" "서민식품인 라면까지 10년간이나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농심 불매(mi******)" 등의 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한편 라면 업체들은 공정위의 발표가 나온 직후 "담합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농심은 "원가인상 요인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며 "타사에 가격 인상을 유도하거나 견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가격을 인상할 당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과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보유해 후발 업체들과 담합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일부 업체들은 공정위로부터 최종 의결서를 받은 후 법리적인 검토를 거쳐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라면업체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결론이 나는 데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며 "기간이 길어지면 추락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