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3일 최근 관망세가 짙은데다 중국과 유럽 등 국제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돼 횡보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끝에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팔자'로 돌아선 기관이 매물 규모를 키우며 한때 202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약보합권에서 장을 마무리했다. 중국의 3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떨어져 철강, 화학주 등이 미끄러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최근 상승세에 따른 차익매물과 중국, 유럽의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 1월 주택가격지수, 2월 경기선행지수 모두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 중국에 이어 3월 유로존 복합 PMI도 48.7로 전달보다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성장 둔화 우려가 이미 증시에 어느정도 반영돼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증시 탄력이 여전히 약해 강한 상승장을 기대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지만 성장 둔화 우려는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때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며 "당분간 중국발(發)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최근 발표된 미국 부동산 지표들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임 연구원은 "바닥 수준에 머물러 있던 미국 주택매매가 살아나고 있고 미국 주택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건축허가건수와 주택착공건수도 지난해 이후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여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부동산 가격은 아직 바닥권에 머물고 있지만 잇따른 부동산 지표 호조로 반등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 자산 효과에 따라 민간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로 기관 매도가 지속되고 있고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어 증시의 상승 탄력은 약하지만 단기 조정을 주식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라 실적 기대가 여전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와 가격 매력이 높은 은행, 건설 업종을 매수할 것을 권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면 내수 확대를 위한 추가 부양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전날 조정을 받았던 종목들에 대해 너무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부양책은 투자나 수출보다 내수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고 올해 글로벌 증시 화두는 여전히 미국 경기회복과 IT의 성장이란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