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계 확립에 박차를 가할 작정입니다.”

47대의 산불진화헬기를 총지휘하고 있는 이경일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장(56)은 “2000년 동해안 대형산불 발생 이후 산림항공본부의 임무가 보다 막중해졌다”며 “올해 창설 41주년을 맞아 항공본부는 더 큰 역할을 맡기 위해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불 방지활동과 진화에 헬기가 어느 정도 활용되고 있는지요.

[산불 안전지대 만들자] "산불 90%는 헬기로 진화…전국 어디든 30분 내 출격"
“요즘 산불진화는 90% 이상 헬기가 맡습니다. 그만큼 산불진화헬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헬기의 진화 역량을 높이려면 초동진화 태세를 확실하게 구축해 놓아야 합니다. 항공본부는 산불 발생 시 전국 어디든 30분 이내 현장 도착 체계와 함께 산불 위험지 및 취약지 근처에 헬기를 탄력적으로 이동배치하고 있습니다. 즉시 정비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 90% 이상의 가동률을 자랑합니다. 유관기관 헬기(96대)와 상호 지원 체계도 탄탄합니다.”

▶항공본부 산불특수진화대의 활약이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된 산불특수진화대를 발족해 공중과 지상에서 입체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헬기로 공중 진화작업이 어려운 험준한 산악지형, 고압선 철탑지 및 주요문화재 소실이 우려되는 지역 등 특수한 상황에 이들이 투입돼 맹활약 중입니다. 또 야간산불, 대형산불 발생 시 전국 단위로 지상 진화를 지원하는 ‘광역 산불진화대’ 8개소도 운영 중입니다. 특히 지상진화 장비 기계화와 함께 잔불정리시간을 기존의 절반가량 단축하는 진화효율 제고에 나서고 있습니다.”

▶헬기는 효율적인 반면 사고에 취약한데, 안전대책은.

“평지가 아닌 산에서 헬기 조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고 철탑과 마주치기도 합니다. 산악지대는 돌풍 안개 소나기 등 예측하기 힘든 기상조건들이 도처에 도사린 매우 위험한 곳입니다. 사고 원인은 기체 결함이나 조종 미숙보다는 악천후 때문이 대부분이지요. 악천후를 극복하는 안전비행을 위해 조종사들의 안전의식 고취와 교육훈련을 반복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종사들의 음주 측정, 건강 체크, 안전교육 등도 매일 실시합니다.”

▶보다 과학적인 안전관리 시스템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현재 운용 중인 SMS(Safety Management System) 안전운항관리시스템은 항공기 운영기관의 안전목표, 안전조직, 보고체계, 비상대응, 안전평가 등 체계적인 항공안전 관리 프로그램입니다. 국가기관 중 산림청이 최초로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에 항공기 위치정보, 지상장애물 정보 등을 5초 단위로 제공하는 항공기 위치추적 관리시스템 ‘SIS(Safety-operation information System)’도 활용 중입니다.

특히 이번에 모의훈련비행장치(FTD·시뮬레이터)를 도입, 조종사들의 기량 향상이 크게 기대됩니다. AS-350 FTD 도입에 따라 산림항공본부가 원주로 이전하는 내년에는 대한민국 헬기 종합훈련센터로 거듭나게 될 겁니다. 안전을 위해선 정비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동정비차량을 도입해 산불진화 중 헬기의 결함 또는 이상 시 현장에서 즉시 정비 점검토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진화 시간 단축, 안전확보, 임무 효율 극대화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김포=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