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에서 12년간 일한 임원이 부도덕하고 탐욕적인 기업 내부문화를 비판하며 일간지에 ‘공개 사표’를 기고했다.

그레그 스미스 골드만삭스 유럽·중동·아프리카 주식 파생상품 총책임자는 14일자 뉴욕타임스에 ‘나는 왜 골드만삭스를 떠나는가’ 제목의 글에서 “골드만삭스가 자신의 경험한 것 중 가장 유독하고(toxic) 파괴적(destructive)인 조직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 고객의 이익은 항상 회사의 이익보다 뒷전이었다” 며 “지난 12개월 동안 고객을 ‘멍청이(muppet)’라고 부르는 사람도 다섯 명이나 봤고 일부 직원들이 사내 이메일에서도 그렇게 지칭했다”고 폭로했다.

스미스는 “이들이 고객의 돈을 갈취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파생상품 판매회의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을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 1분도 논의된 적이 없다” 며 “젊은 부하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고객으로부터 얼마나 돈을 벌어냈느냐’였다”고 털어놨다.

스미스는 “처음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정직, 겸손, 고객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문화가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문화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견해에 동의 할 수 없고 우리가 사업을 진행한 방식은 이렇지 않다” 며 “고객이 성공할 때만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변치않는 우리의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현지 언론들은 스미스의 공개사표로 월가에서 탐욕과 도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스미스의 폭로는 단순히 감정적인 것이 아니다” 며 “실제로 골드만삭스가 고객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킨더모건의 엘파소 인수에서도 골드만삭스가 킨더모건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면서 엘파소의 매각 자문을 맡은 것으로 드러나 엘파소의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