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털에 이력서 올리는 새내기 변호사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자들이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다수 대중에 공개된 인터넷 상에서 일반인과 함께 자신을 ‘세일즈’하는 추세다.

인터넷 구직 포털인 사람인에는 올 들어 20여명의 변호사(외국 변호사 포함)가 구직 글을 올렸다. 이들은 대부분 연봉에 대해 “회사 내규에 따르겠다”고 적시했다. 변호사 시험 합격 발표를 앞둔 한 로스쿨 졸업자는 연봉 3600만원을 제시했다. 또다른 구직 포털인 인쿠르트에도 올 들어 10여명의 변호사와 로스쿨 졸업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글을 올렸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은 “변호사들이 구직 포털에 이력을 등록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 일”이라며 “그만큼 변호사들의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변호사들은 법무사 사무소에 지원하기도 해 변호사업계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의 J법무사는 지난달 말 사법연수원 진로정보센터 인터넷 게시판에 “소송 및 제반 업무를 할 수 있는 소송대리인이 필요하다”며 변호사 채용 공고문을 게재했다. 이에 20여명의 변호사가 지원해 최종적으로 1명이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사가 변호사를 고용하는 일은 이전에도 간혹 있었지만 현행 변호사법 상 불법이어서 이처럼 공개적으로 광고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법조계는 더욱이 법무사 사무소에 20여명이나 지원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취업한 로스쿨 졸업자들은 월급도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 지방대 로스쿨을 졸업한 L씨는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직 변호사 자격증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급으로 근무 중이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해도 6개월의 실무수습을 거쳐야 단독개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사무소를 그만두기도 힘들다. 이 사무소에서는 “요즘 경기가 안 좋다”는 등 이유로 실무수습 기간에도 돈을 주지 않을 뜻을 내비치고 있다. L씨는 “결혼도 했는데 수입이 나올 데가 없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