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국 수출되는 국산 애니메이션 뽀로로, 연간 로열티 120억· 판매시장 5200억
우리나라의 효자 캐릭터인 뽀로로의 기획ㆍ제작자인 (주)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가 10일 숭실대 벤처중소기업센터에서 열린 생활창업아카데미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최 대표는 아산나눔재단과 숭실대학교의 공동 주최한 이날 강연에서 ‘뽀로로 성공신화’ 제목으로 실패 경험담과 사업 성공 노하우를 소개했다.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며 자란 최 대표는 미국과 일본의 하청공장에 그쳤던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산업이 세계 최고가 되길 꿈꿔왔다. 1990년대 잘 나가던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최 대표는 애니메이션팀에서 ‘녹색전차 해모수’와 ‘레스톨 특수구조대’ 등의 작품을 기획했다.
하지만 그의 팀이 만든 작품은 잇따라 적자를 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애니메이션팀은 해체됐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꿈은 여기서 꺾이지 않았다. 최 대표는 팀 내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퇴직하고 사업체를 꾸리면서 애니메이션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의욕적으로 시작은 했지만 최 대표가 맞닥뜨린 현실은 냉혹했다. 야심차게 내놓은 창업작 ‘수호요정 미셸’은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인 ‘포켓몬스터’에 밀려 처참히 무너졌다. 기술적 완성도와 사업적 노하우를 충분히 갖췄다고 자부했으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거듭된 실패 요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고수했던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른바 틈새시장을 공략한 셈이다. 기존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스토리 라인’에 중점을 둔 에듀테인먼트(Education + Entertainment)였다면, 반대로 오락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엔터케이션(Entertainment +Education)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03년 ‘뽀롱뽀롱 뽀로로’가 세상에 태어났다. 펭귄을 캐릭터화했다는 점에서 스위스 클레이 애니메이션인 '핑구'와도 비교가 됐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뽀로로만의 개성과 차별점으로 시장을 만들어냈다.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93억원(서울산업통상진흥원, 2009년 기준)이다. 뽀로로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만도 1600여 종에 달하고, 이러한 상품들의 총 판매시장이 총 5200억원에 달한다. 연간 로열티 규모만도 120억원 이상이고, 지난해 캐릭터를 통한 전체 매출액만도 350억원 가량이다.
최 대표는 “수많은 실패 경험이 지금의 뽀로로를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나가다 보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또 "항상 최악을 가정하고 일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일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재기 확신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뛰어들라"고 당부했다.
그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으로 우뚝 선 뽀로로가 있지만, 대한민국을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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