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사실상의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박 시장은 12일 서울대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포획 논란에 휩싸인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의 공연을 중단하고, 돌고래 3마리 중 1마리를 해군기지가 건설 중인 제주 구럼비 앞바다로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박 시장은 “돌고래 ‘제돌이’가 구럼비 앞바다에서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도 “제돌이가 있어야 할 곳은 한라산과 구럼비가 있는 제주도”라는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최근 해군기지 공사에 반대하는 야권과 일부 사회단체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돌고래를 방사하는 장소와 관련해 ‘구럼비’와 ‘강정마을’이라는 특정 지역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돌고래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이지 꼭 구럼비와 강정마을을 지칭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