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로 금융거래 '척척'…'창구 없는 은행' 늘어난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중 서울 신촌 및 강남역에 ‘스마트 지점’을 개설하기로 했다. 일반 창구 대신 대형 스크린 등 전자기기를 설치해 소비자들이 전자금융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반응을 보면서 스마트 브랜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구 없는 은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에 친숙한 소비자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은행에서도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21일 출범한 사이버 영업조직 ‘스마트금융센터’는 약 3주일 만에 상담건수 1000건을 돌파하는 등 초기 정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원격 상담을 통해 집이나 사무실에서 오프라인 전용대출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고객들이 2~3년 내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집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중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 스마트 지점을 열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일종의 무인 점포인 ‘셀프존’에서 예·적금과 펀드, 체크카드 등에 가입할 수 있다. 은행 직원이 상주하지만 재테크 상담에만 집중하는 구조다.

기업은행은 KT와 제휴를 맺고 KT플라자 안에 ‘숍인숍’ 형태의 지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모든 금융거래 때 종이를 없애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고객이 KT 통신망으로 직원과 대화하면서 화면을 터치해 업무를 처리하는 식이다. 외환은행 역시 비슷한 방식의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SK텔레콤과 손잡았다. 은행 측은 “6월께 시범 지점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계 은행도 스마트금융 지점을 확대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작년 2월 목동에 ‘스마트뱅킹 영업점 1호점’을 연 데 이어 최근까지 전국 24곳으로 늘렸다. SC은행은 작년 말 강남역 인근에 ‘스마트 무인점포’를 냈다.

은행권이 ‘스마트점포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IT기기에 친숙한 소비자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어서다. 또 소비자 서명 외에 얼굴 윤곽과 홍채, 음성, 지문 등을 적극 활용해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한 은행 임원은 “인터넷뱅킹이나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거래가 전체의 90%에 달할 정도로 금융 환경이 바뀌었다”며 “소수의 창구 거래를 위해 수많은 점포와 직원을 둘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