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815개 연구소 활동…개인 기부금 의존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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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헤리티지 재단' 만들자 - 세계의 싱크탱크
진보성향 美 브루킹스연구소, 운영자금 대부분 기업들이 제공
유럽, 정부 주도 연구소가 주류…日, 싱크탱크 사회적 역할 적은 편
진보성향 美 브루킹스연구소, 운영자금 대부분 기업들이 제공
유럽, 정부 주도 연구소가 주류…日, 싱크탱크 사회적 역할 적은 편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싱크탱크를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사람들은 정권을 잡거나 사회를 바꾸기 위해 먼저 싱크탱크부터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총 1815곳의 연구소 가운데 393곳이 워싱턴 DC에 집중돼 있다. 국회와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매사추세츠 애비뉴와 L·M 스트리트 일대는 ‘싱크탱크 거리’로 불린다. 이곳에 싱크탱크가 집중된 이유는 이들의 주된 역할이 국회의원이나 행정부 관료들과 긴밀히 협조하며 정책 보고서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는 헤리티지재단 외에도 브루킹스 연구소가 있다.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브루킹스 연구소는 1927년 미국의 기업가 로버트 브루킹스가 만들었다. 진보 성향의 연구소로 미국 민주당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다양한 정책을 연구해 발표하고 있다.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기업들로부터 조달받고 있지만 친기업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기부금을 내는 기업 경영진을 연구소가 주최하는 각종 토론행사에 초대해 사회 전 분야에 대한 현안을 분석하고 설명해주는 정도다.
민간 연구소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정부가 주도하는 싱크탱크가 다수다. 영국은 내각과 정부부처 산하 싱크탱크의 영향력이 강하다. 정부 정책과 연관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집권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2011년 싱크탱크 순위에서 브루킹스 연구소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AA)는 ‘왕립(Royal)’이란 이름을 갖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운영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1920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주로 국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수입의 절반가량이 연구를 통한 수입이며 나머지는 회원 회비와 콘퍼런스 수익금 등으로 충당된다.
프랑스도 정부 측 싱크탱크가 주류다. 국가가 직접 다양한 종류의 공공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 전문가 집단과 통합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민간 보수 싱크탱크로는 몽테뉴 연구소를 들 수 있다. 2000년 대형보험회사 악사(AXA)의 회장이던 클로드 베베아르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업인, 고위 공무원,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자유주의 이념을 표방하며 다양한 정치 현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연구소의 독립성을 위해 각 개인으로부터 2%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기부를 받는다.
독일은 연방정부와 주(州)정부의 주요 부처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소관연구기관’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독일의 양대 정당인 기독교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이 각각 운영하는 콘라트-아데나워 재단과 프리드리히-에버트 재단도 독일의 주요 싱크탱크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민간 부문의 싱크탱크는 발달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해 싱크탱크의 사회적 역할이 작은 편이다. 정책 형성 과정에서 관료 집단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다. 정부 산하 싱크탱크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정책적 조언이나 기초 자료를 수집해 제공하는 역할 정도에 그친다. 최근 몇 년 동안 정권교체 등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싱크탱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로는 미쓰비시총합연구소와 노무라총합연구소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총 1815곳의 연구소 가운데 393곳이 워싱턴 DC에 집중돼 있다. 국회와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매사추세츠 애비뉴와 L·M 스트리트 일대는 ‘싱크탱크 거리’로 불린다. 이곳에 싱크탱크가 집중된 이유는 이들의 주된 역할이 국회의원이나 행정부 관료들과 긴밀히 협조하며 정책 보고서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는 헤리티지재단 외에도 브루킹스 연구소가 있다.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브루킹스 연구소는 1927년 미국의 기업가 로버트 브루킹스가 만들었다. 진보 성향의 연구소로 미국 민주당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다양한 정책을 연구해 발표하고 있다.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기업들로부터 조달받고 있지만 친기업적인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기부금을 내는 기업 경영진을 연구소가 주최하는 각종 토론행사에 초대해 사회 전 분야에 대한 현안을 분석하고 설명해주는 정도다.
민간 연구소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정부가 주도하는 싱크탱크가 다수다. 영국은 내각과 정부부처 산하 싱크탱크의 영향력이 강하다. 정부 정책과 연관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집권당에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2011년 싱크탱크 순위에서 브루킹스 연구소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AA)는 ‘왕립(Royal)’이란 이름을 갖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운영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1920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주로 국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수입의 절반가량이 연구를 통한 수입이며 나머지는 회원 회비와 콘퍼런스 수익금 등으로 충당된다.
프랑스도 정부 측 싱크탱크가 주류다. 국가가 직접 다양한 종류의 공공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 전문가 집단과 통합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민간 보수 싱크탱크로는 몽테뉴 연구소를 들 수 있다. 2000년 대형보험회사 악사(AXA)의 회장이던 클로드 베베아르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업인, 고위 공무원,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자유주의 이념을 표방하며 다양한 정치 현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며 연구소의 독립성을 위해 각 개인으로부터 2%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기부를 받는다.
독일은 연방정부와 주(州)정부의 주요 부처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소관연구기관’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독일의 양대 정당인 기독교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이 각각 운영하는 콘라트-아데나워 재단과 프리드리히-에버트 재단도 독일의 주요 싱크탱크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민간 부문의 싱크탱크는 발달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해 싱크탱크의 사회적 역할이 작은 편이다. 정책 형성 과정에서 관료 집단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다. 정부 산하 싱크탱크들이 다수 존재하지만 정책적 조언이나 기초 자료를 수집해 제공하는 역할 정도에 그친다. 최근 몇 년 동안 정권교체 등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싱크탱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로는 미쓰비시총합연구소와 노무라총합연구소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