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식, 농협 비효율 질타…"경쟁력 높이겠다"
“우왕좌왕할 여유가 없습니다.”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 겸 NH농협은행장(사진)이 2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신 회장의 취임식은 이날 오후 10여분 동안 열렸지만 그 여파는 작지 않았다.

◆“비효율 털어내자”

신충식, 농협 비효율 질타…"경쟁력 높이겠다"
신 회장은 취임사에서 “그간 사업 추진 태세가 다소 소홀했다”고 임·직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앞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핑계삼지 말고 하루빨리 농협금융 체제를 안정시켜 금년도 경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금융부문의 비효율을 털어내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는 “자산 규모나 수익성뿐만 아니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글로벌 금융그룹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겠다”고 했다.

그 방법으로 종합 농협 체제에서 하기 어려웠던 금융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을 첫손에 꼽았다. 특히 은행 부문과 보험·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농협은행은 전국적인 점포망과 고객군을 기반으로 선도 은행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은행 외 계열사들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수립해 ‘농협금융 이익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MB ‘깜짝 참석’

이날 오전에는 ‘새농협 출범 기념식’이 열렸다.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새 체제 출범을 알리는 행사였다. 당초 공개행사로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정·관계 및 금융계 관계자 6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치렀다. 이명박 대통령의 ‘깜짝 방문’ 때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농협 개혁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2017년이 목표였던 구조개편 시기를 5년 앞당기는 농협법 개정을 추진했고, 작년 9월 농협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개혁 작업을 독려했다. 농협 구조개편 성공을 MB 정부의 주요 치적 중 하나로 꼽을 정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농업도 이제 기업 경영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보다 농업 조건이 열악한 네덜란드가 세계 최고 농업 경쟁력을 가졌다”며 “1차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2차, 3차 농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같은 큰 시장, 세계 최고 소득을 가진 일본과 같은 시장이 가까이 있어 농협은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상은/차병석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