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내부자거래 조사가 진행되면서 거금을 주무르던 헤지펀드 거래인 등 수백명이 감옥에 갈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월가 헤지펀드 직원 등 240명가량을 대상으로 내부자거래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보도했다. WSJ는 “이번 내부자거래 조사는 사상 최대 규모”라며 “FBI는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 중 절반인 약 120명을 기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사 대상자는 주로 헤지펀드 거래인과 기업 내부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사당국이 조사 중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자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이후 내부자거래 조사 성과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FBI는 주로 마약이나 폭력조직 수사에 사용하는 감청 기법을 내부자거래 수사에도 적극 이용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담당 국장을 지낸 배리 골드스미스 변호사는 “1980년대에는 내부자거래 조사를 해도 기소 대상자 수가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