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협상서 모든 농산물 제외하는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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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현안 점검…장관에게 듣는다] (3)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
마늘·고추 등 민간품목 피해 없도록 최대한 노력
농민 걱정거리 '비싼 사료' 한미FTA로 무관세 혜택
농협 활용 유통단계 줄여 물가 부담 크게 줄어들 것
귀농·귀촌 2만가구 지원…농어촌 경쟁력 대폭 강화
마늘·고추 등 민간품목 피해 없도록 최대한 노력
농민 걱정거리 '비싼 사료' 한미FTA로 무관세 혜택
농협 활용 유통단계 줄여 물가 부담 크게 줄어들 것
귀농·귀촌 2만가구 지원…농어촌 경쟁력 대폭 강화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정통 농업관료다. 대학에서 농학과(고려대)를 나왔고 농림부에서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농업 정책을 다뤘다. 관직을 그만둔 뒤에도 한국농어민신문 사장, 로컬푸드운동본부 회장, 충북농업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농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일을 해왔다.
그런 그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모든 농수축산물을 빼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10개 농민단체 연합이 정치권에 ‘한·중 FTA협상에서 농수축산분야 제외’를 총선공약으로 내걸 것을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한·중 FTA 협상이 총선이 끝난 뒤 곧바로 시작될 것 같다.
“농민들의 걱정이 많다. 정부도 중국과의 FTA가 농어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 중국과 1단계로 농수축산물 등 민감 분야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된 뒤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대한 종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부처 간 의견이 모아졌다.”
▶농민들은 농수축산물을 모두 협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한다.
“한·중 FTA로 가장 걱정되는 품목은 고추 마늘 양파 등 양념류와 수산 부문이다. 정부는 이들을 양허품목에서 제외하도록 협상과정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농수축산물 전체를 빼달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건 협상이 아니다.”
▶총선을 앞두고 농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 시즌에도 부당한 요구에 대해선 정도에 따라 철저하게 처리한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다. 물론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구는 100% 수용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철이라고 해서 부당한 요구에 손을 들어주면 경제가 망가진다.”
▶한·미 FTA가 내달 15일 발효된다.
“한·미 FTA 대책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수개월 머리를 맞대 만들었다. 농식품부의 요구사항을 다른 부처들이 최대한 존중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농어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일만 남았다.”
▶농수축산물 관세가 계속 낮아질 텐데.
“미국산 소고기는 향후 15년 동안 관세 40%가 없어진다. 1년에 2.7%씩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우도 매년 2.7% 생산비를 낮추면 된다. 먼저 정부가 유통구조를 확 뜯어고쳐 가격을 낮춰줄 것이다. 지금 소고기 가격의 42.5%가 유통비용 아닌가. 농민이 가장 걱정하는 게 비싼 사료다. FTA로 사료도 무관세나 낮은 관세로 들어오게 돼 농가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는 올해에만 축사 현대화에 1조5000억원을 들여 경쟁력을 갖추게 해줄 것이다.”
▶현금성 지원인 피해보전직불제가 필요한가.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FTA로 수입이 늘어 농축산물 국내 가격이 지난 5년 평균가격의 90% 미만으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90%를 직불금 형태로 보전하게 된다. 원래 ‘가격 80% 미만, 80% 보전’이었는데 이번에 강화했다. 이 직불금은 일종의 보험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다.
“농수축산물이라는 게 수급을 맞추기가 참 어렵다. 날씨 때문에 공급이 10% 줄어도 가격은 40~50% 떨어지곤 한다. 그래서 정부는 최대한 유통구조를 개선해 산지 가격을 장바구니 물가에 연동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가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된 가격에 쌀을 살 수 있는 것은 미곡 조합처리장(RPC)이 있기 때문이다. RPC를 통해 농민이 출하한 쌀이 바로 소비자에게 오니까 쌀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21%밖에 안 된다. 미국(40%) 일본(23%)보다 훨씬 적다. 다른 농산물이나 한우의 유통단계도 줄여주면 소비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협중앙회의 금융부문과 농업경제 부문이 3월2일 분리된다. 정부는 이 과정에 5조원에 해당하는 돈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농축산물 판매와 유통이라는 농협 본연의 역할에 집중 투자될 것이다. 앞으로 농산물과 축산물의 50%를 농협이 점유하게 되면 농가는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팔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이를 사먹을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정부와 학계가 참여하는 경제사업평가협의회를 구성해 경제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따져볼 것이다.”
▶올해는 우려했던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4월 말까지는 안심할 수 없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도 걱정이다. 철새에 의한 AI는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애칭이 ‘미스터 귀농·귀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귀농·귀촌은 도시민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와 편안한 전원생활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농어촌의 경쟁력도 높여주고, 국가적으로는 도시 과밀화 등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1만가구가 넘게 농촌으로 내려갔다. 올해는 ‘2만가구’를 목표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
그런 그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모든 농수축산물을 빼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10개 농민단체 연합이 정치권에 ‘한·중 FTA협상에서 농수축산분야 제외’를 총선공약으로 내걸 것을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한·중 FTA 협상이 총선이 끝난 뒤 곧바로 시작될 것 같다.
“농민들의 걱정이 많다. 정부도 중국과의 FTA가 농어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신중하게 접근하려 한다. 중국과 1단계로 농수축산물 등 민감 분야에 대한 합의가 완전히 된 뒤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대한 종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부처 간 의견이 모아졌다.”
▶농민들은 농수축산물을 모두 협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한다.
“한·중 FTA로 가장 걱정되는 품목은 고추 마늘 양파 등 양념류와 수산 부문이다. 정부는 이들을 양허품목에서 제외하도록 협상과정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농수축산물 전체를 빼달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건 협상이 아니다.”
▶총선을 앞두고 농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 시즌에도 부당한 요구에 대해선 정도에 따라 철저하게 처리한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다. 물론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구는 100% 수용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철이라고 해서 부당한 요구에 손을 들어주면 경제가 망가진다.”
▶한·미 FTA가 내달 15일 발효된다.
“한·미 FTA 대책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수개월 머리를 맞대 만들었다. 농식품부의 요구사항을 다른 부처들이 최대한 존중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농어업이 경쟁력을 갖추는 일만 남았다.”
▶농수축산물 관세가 계속 낮아질 텐데.
“미국산 소고기는 향후 15년 동안 관세 40%가 없어진다. 1년에 2.7%씩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한우도 매년 2.7% 생산비를 낮추면 된다. 먼저 정부가 유통구조를 확 뜯어고쳐 가격을 낮춰줄 것이다. 지금 소고기 가격의 42.5%가 유통비용 아닌가. 농민이 가장 걱정하는 게 비싼 사료다. FTA로 사료도 무관세나 낮은 관세로 들어오게 돼 농가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정부는 올해에만 축사 현대화에 1조5000억원을 들여 경쟁력을 갖추게 해줄 것이다.”
▶현금성 지원인 피해보전직불제가 필요한가.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FTA로 수입이 늘어 농축산물 국내 가격이 지난 5년 평균가격의 90% 미만으로 떨어지면 그 차액의 90%를 직불금 형태로 보전하게 된다. 원래 ‘가격 80% 미만, 80% 보전’이었는데 이번에 강화했다. 이 직불금은 일종의 보험이다.”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다.
“농수축산물이라는 게 수급을 맞추기가 참 어렵다. 날씨 때문에 공급이 10% 줄어도 가격은 40~50% 떨어지곤 한다. 그래서 정부는 최대한 유통구조를 개선해 산지 가격을 장바구니 물가에 연동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가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된 가격에 쌀을 살 수 있는 것은 미곡 조합처리장(RPC)이 있기 때문이다. RPC를 통해 농민이 출하한 쌀이 바로 소비자에게 오니까 쌀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21%밖에 안 된다. 미국(40%) 일본(23%)보다 훨씬 적다. 다른 농산물이나 한우의 유통단계도 줄여주면 소비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농협중앙회의 금융부문과 농업경제 부문이 3월2일 분리된다. 정부는 이 과정에 5조원에 해당하는 돈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농축산물 판매와 유통이라는 농협 본연의 역할에 집중 투자될 것이다. 앞으로 농산물과 축산물의 50%를 농협이 점유하게 되면 농가는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팔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이를 사먹을 수 있게 된다. 앞으로 정부와 학계가 참여하는 경제사업평가협의회를 구성해 경제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따져볼 것이다.”
▶올해는 우려했던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4월 말까지는 안심할 수 없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도 걱정이다. 철새에 의한 AI는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애칭이 ‘미스터 귀농·귀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귀농·귀촌은 도시민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와 편안한 전원생활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농어촌의 경쟁력도 높여주고, 국가적으로는 도시 과밀화 등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1만가구가 넘게 농촌으로 내려갔다. 올해는 ‘2만가구’를 목표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