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00선 안착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후를 고려한 증시 대응 전략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27일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이상기후인 '라니냐 현상'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유가 상승 수혜주와 농업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지구 온난화로 남아메리카 페루 및 에콰도르 서부 열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 발생에 따른 금융시장 반응을 분석한 결과, 유가 및 농업 관련 업종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반면 음식료 및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당부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종합해양기상센터(ICOADS)에 따르면 엘니뇨와 라니냐 예측에 쓰이는 MEI(Multivariate ENSO Index)의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표준편차가 -1.046을 기록했는데, 이에 비춰 작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라니냐 현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동안 나타난 '라니냐-엘니뇨' 국면에서 미국 증시는 필수소비재 관련주 강세, 유틸리티주 약세 현상을 보였고, 올해도 이와 같은 흐름이 금융시장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우선 라니냐에 따른 이상 저온 현상으로 북반구의 난방 수요가 연장될 경우 유가 상승 기조가 유지될 명분이 한 가지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본격적으로 라니냐 현상이 강화되면 올해 봄 저온건조 현상으로 농산물 파종시기가 늦어지면서 종자 및 비료 수요가 늘어나고 병충해 예방을 위해 농약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그는 "GS, S-Oil, SK이노베이션, LG상사, 대우인터내셔널 등 국내 정유주와 자원개발주의 수혜가 예상돼 유가 상승 수혜주에 대해 롱(long·매수) 포지션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동우하이텍, 농우바이오, 남해화학 등 농업관련주 역시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음식료주와 유틸리티 관련주는 숏(short·매도) 포지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음식료주는 가치사슬(밸류체인)상 곡물가격 상승 시 원가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면키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CJ제일제당, 오리온, 하이트진로 등을 관련주로 제시했다.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의 경우 이상저온 현상으로 난방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