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엔저(低) 두 파고 넘을 최종병기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고유가와 엔저(低)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27일 장중 2000선이 붕괴되는 등 조정을 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엔화 약세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대응을 기반으로 하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업종별로는 증권·은행·제지·건설·기계·제약업종 등 내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언했다.
◆ "중소형·내수주 위주로 대응해야"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란 두 가지 도전을 받고 있는데, 이들 요인은 지금까지 증시 상승을 이끈 경기 모멘텀과 풍부한 유동성이란 양대 축을 모두 흔들 수 있는 재료여서 시장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할 수 있다"며 "공격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방어적 대응 내지는 짧은 단기 매매로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선 이란 내부 정세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립각, 풍부한 국제 유동성 등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추가적인 엔화 약세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이후 엔화 약세가 상당 기간 진행됐고, 일본의 국가 및 산업 경쟁력 자체에 대한 의문 등에 비춰 엔화 약세 시도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유가 상승이나 엔화 약세에 강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한다"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전통적으로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 환경에 강했고, 업종별로는 증권, 은행, 제지, 건설, 기계, 제약업종이 이 두 가지 환경에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은행, 건설, 증권, 유통과 같은 내수업종은 원·엔 환율 하락시 상승 탄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 "엔저·고유가 지속될 듯…다만 기업 이익 훼손 우려는 과도"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유가 상황과 엔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급변동 상황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수요 약세 전망과 미국 등의 초저금리 유지 기조와 유동성의 지속적인 공급 등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다른 원유 생산 국가들이 잉여 생산능력을 이용해 생산량을 늘려 글로벌 원유의 공급 감소량은 전체 생산량 대비 약 4% 수준이었다"라며 "올해 원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전망에 비추어 유가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는 전년 대비 0.9% 증가에 그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국제 수요, 미국의 이란 무역제재 등을 반영한 적정 유가 수준은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15~120 달러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엔저 현상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의 이익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원·엔 환율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국내 증시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100엔당 평균 1300원 수준에서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하락 및 정체했으나 일본 뿐만 아니라 영국, 유럽,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모두 통화 확대 정책을 실행하고 있어 일방적인 엔화 약세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이번주 엔화 약세 우려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시행할 경우 유로화가 급증하면서 유로가치는 하락하게 돼 달러·유로와 연동하는 엔·달러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져 유로 통화량 증가가 엔저에 제동을 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팀장은 "지난주 엔저와 관련해 한국 주식시장의 많은 업종들이 피해주로 분류됐다"며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조선, 기계, 화학 등이었는데 엔저가 해소될 경우 이번주 이들 업종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증시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엔화 약세 상황에서는 보수적인 대응을 기반으로 하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업종별로는 증권·은행·제지·건설·기계·제약업종 등 내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언했다.
◆ "중소형·내수주 위주로 대응해야"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이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란 두 가지 도전을 받고 있는데, 이들 요인은 지금까지 증시 상승을 이끈 경기 모멘텀과 풍부한 유동성이란 양대 축을 모두 흔들 수 있는 재료여서 시장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할 수 있다"며 "공격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방어적 대응 내지는 짧은 단기 매매로 국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선 이란 내부 정세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립각, 풍부한 국제 유동성 등이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추가적인 엔화 약세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이후 엔화 약세가 상당 기간 진행됐고, 일본의 국가 및 산업 경쟁력 자체에 대한 의문 등에 비춰 엔화 약세 시도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유가 상승이나 엔화 약세에 강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을 권한다"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전통적으로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 환경에 강했고, 업종별로는 증권, 은행, 제지, 건설, 기계, 제약업종이 이 두 가지 환경에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은행, 건설, 증권, 유통과 같은 내수업종은 원·엔 환율 하락시 상승 탄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 "엔저·고유가 지속될 듯…다만 기업 이익 훼손 우려는 과도"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유가 상황과 엔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급변동 상황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수요 약세 전망과 미국 등의 초저금리 유지 기조와 유동성의 지속적인 공급 등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다른 원유 생산 국가들이 잉여 생산능력을 이용해 생산량을 늘려 글로벌 원유의 공급 감소량은 전체 생산량 대비 약 4% 수준이었다"라며 "올해 원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전망에 비추어 유가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는 전년 대비 0.9% 증가에 그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국제 수요, 미국의 이란 무역제재 등을 반영한 적정 유가 수준은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15~120 달러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엔저 현상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의 이익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2009년 이후 원·엔 환율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국내 증시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비교해 보면, 100엔당 평균 1300원 수준에서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하락 및 정체했으나 일본 뿐만 아니라 영국, 유럽,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모두 통화 확대 정책을 실행하고 있어 일방적인 엔화 약세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이번주 엔화 약세 우려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를 시행할 경우 유로화가 급증하면서 유로가치는 하락하게 돼 달러·유로와 연동하는 엔·달러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져 유로 통화량 증가가 엔저에 제동을 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팀장은 "지난주 엔저와 관련해 한국 주식시장의 많은 업종들이 피해주로 분류됐다"며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조선, 기계, 화학 등이었는데 엔저가 해소될 경우 이번주 이들 업종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