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문성근, 김태호-김경수 '혼전'
여야가 4·11 총선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주요 격전지 10여곳의 초반 판세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주자급이 포진해 있는 데다 각 지역의 분위기를 대변해준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빅매치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다만 여야 후보자들의 공천이 최종 확정되고 부동층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판세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확정된 정세균 전 대표가 새누리당 예비후보에 비해 한발 앞서는 양상이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21~23일 실시)에 따르면 정 전 대표와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가상 대결 결과는 38.5% 대 26.3%였다.

정 전 대표는 조윤선 새누리당 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39% 대 26.2%로 앞섰다. GH코리아 조사(18~19일)에서도 정 전 대표가 우세했다. 다만 새누리당 후보가 확정된 후 전통 지지층의 결속 여부 등 변수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도봉갑에서는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씨가 신지호 새누리당 후보보다 높은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 GH코리아 조사에선 43.6%(인 후보) 대 37.1%(신 후보)를 보였고, 7~10일 실시된 엠브레인 여론조사에선 30.3% 대 19.5%였다.

동작을은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 등 야권 예비후보들과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내는 데 성공했지만 엠브레인 조사에선 이 전 의원에 0.2%포인트 뒤졌다.

강남을에서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강세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정동영 의원에 비해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을에선 민주당내에서 정 의원과 전현희 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부산 사상은 민주당 소속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권철현 전 주일대사,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최연소 후보자인 손수조 씨 등 새누리당 후보들을 따돌렸다. 문 고문 측은 “표심을 밝히지 않은 부동표 등 변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 북·강서을에서는 허태열 새누리당 의원과 문성근 민주당 최고위원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허 의원은 GH코리아 조사에서는 43.6%를 기록해 40.4%의 문 최고위원보다 앞섰지만 엠브레인 조사(7~10일)에 선 문 최고위원이 41.9%의 지지율로 허 의원(32.5%)을 제쳤다. 경남 김해을에서도 현역인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과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민주당)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동남권 신공항 무산 등으로 부산·경남(PK)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정권심판론의 확산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적진에 도전한 김부겸 민주당 최고위원(대구 수성갑)과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광주 서을)은 현역 의원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진 민주당 의원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지만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