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금융지주 회장에 신충식씨…NH생보 라동민, 손보 김학현(종합2보)
농협 초대 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에 신충식 전 농협중앙회 전무이사(57·사진)가 내정됐다.

농협 특별인사추천위원회는 24일 신 전 전무를 금융지주 회장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또 농협중앙회가 그를 농협은행장으로 내정했기 때문에 신 전 전무가 두 자리를 겸직하게 됐다. 신 전 전무는 29일 이사회에서 승인받아 내달 2일부터 대표 겸 은행장직을 시작하게 된다.

아울러 농협생명보험에는 라동민 현 NH보험 분사장(53·사진)이, 농협손해보험 대표에는 김학현 농협인천지역본부장(57)이 내정됐다.

◆2주일만의 ‘화려한 귀환’

신 전 전무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서울 용산고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금융 관련 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2010년부터 충남지역본부장으로 일하다가 작년 5월 부회장급인 전무이사에 임명됐다. 지난 9일 다른 임원들과 함께 사의를 표명하고 10일 퇴임식까지 가졌지만, 2주만에 금융지주 회장으로 다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됐다.

농협 금융지주 회장에 신충식씨…NH생보 라동민, 손보 김학현(종합2보)
농협중앙회는 신 전 전무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도록 한 것에 대해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금융지주 출범 초기의 안정적인 사업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의 은행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마찰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외부인사 기용 무산된 이유는

당초 농협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외부인사를 기용하는 방안이 거론됐던 것과 관련해 농협중앙회는 “제한된 인재풀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부인사들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요구한 것이 내부인사 기용으로 선회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농업인 조합원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데다 이번 사업구조개편으로 정부의 자본금 지원 수혜를 받은 만큼 외부인사에게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 외부 ‘낙하산’들에 대한 농협 임·직원들과 조합원들의 반발도 큰 부담이 됐다. 아울러 농협 인사의 특징인 지역 안배 부분에서 충청도 출신인 신 전 전무의 강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농협의 새 전무이사(부회장급)로 선임된 윤종일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장은 경기 수원 출신이며 다른 임원들은 각각 전남 장성(김수공 농업경제대표), 서울(남성우 축산경제대표), 경북 포항(최종현 상호금융대표), 경남 사천(이부근 조합감사위원장) 출신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신충식 농협 초대 금융지주 회장 겸 농협은행장 일문일답>

▶축하드린다.

“글쎄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외부인사들과 모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인사위원회에서 추천됐다는 것을 방금 알았다.”

▶외부인사 추천 이야기가 많았는데.

“사실 언론 통해서 은행장 정도는 생각해봤는데,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는 쪽으로 가는 줄 알았기 때문에 얼떨떨하다.”

▶앞으로 금융지주 회장으로서의 포부는.

“아직 완전히 인선절차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자세하게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첫 금융지주 회장이라는 자리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겠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