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이스' 배상문, 이언 폴터 잡았다
한국프로골프의 ‘차세대 에이스’ 배상문(26·사진)이 월드골프챔피언스 첫 대회인 ‘액센츄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 64강전에서 ‘유럽의 강호’ 이언 폴터(잉글랜드)를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배상문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리츠칼튼GC(파72·7833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게리 플레이어조’의 폴터와 맞붙어 4&3(3홀을 남기고 4홀차)로 완승을 거뒀다. 월드 랭킹 64강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 처음 나온 배상문은 2010년 이 대회 챔피언이자 9번째 출전인 폴터에게 최악의 패배를 안겨줬다.

배상문은 폴터를 맞아 10번홀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11번홀(파5)에서 폴터가 보기를 범하면서 1홀차로 앞서나간 배상문은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고 14, 1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배상문은 32강전에서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찰 슈워젤(남아공)과 맞붙는다.

시즌 초반 부진한 양용은(40)은 ‘벤호건조’에서 2010년 US오픈 우승자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접전을 벌인 끝에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2&1로 승리했다. 양용은의 32강전 상대는 헌터 메이헌(미국)이다.
'차세대 에이스' 배상문, 이언 폴터 잡았다
‘샘 스니드조’의 타이거 우즈(미국)는 거의 패배 직전까지 몰리는 졸전 끝에 1홀차(1up)로 간신히 이겼다. 우즈는 거리감을 잃어버린 데다 샷 난조에 시달리며 3차례나 볼을 사막으로 날려보냈다. 2번홀에서는 왼손으로 샷을 하기도 했다.

1홀차로 끌려가던 우즈는 12번홀에서 2m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간신히 비겨 위기를 모면했다. 페르난데스-카스타뇨는 13번홀(파5)에서 2.5m 버디 퍼트를 놓치며 ‘대어’를 잡을 기회를 잃어버렸다.

우즈가 32강전에서 닉 워트니(미국)를 꺾고, 세계 랭킹 3위 리 웨스트우드(영국)가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을 누른다면 16강 길목에서 우즈와 웨스트우드 간의 ‘빅 매치’가 성사된다.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조지 코에체(남아공)를 2홀차로 따돌리고 2회전에 진출했다.

이날 최대의 이변은 ‘톱 시드’ 루크 도널드(영국)의 탈락이다. ‘보비 존스조’의 도널드는 마지막 시드로, 그것도 필 미켈슨(미국)의 불참으로 출전 자격을 획득한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5&4로 대패했다.

최경주(42)는 투어 상금랭킹 1위 카일 스탠리(미국)에게 2홀차로 졌고, 김경태(26)는 안데르스 한센(덴마크)에게 5&3로 패해 탈락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