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꼼수' 병역의혹에 한국정치 '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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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박원순 시장 아들 의혹 사실무근
주도권 잡기 위한 '정치적 암살도구'로 변질
朴시장 "민·형사책임 물을것"
주도권 잡기 위한 '정치적 암살도구'로 변질
朴시장 "민·형사책임 물을것"
선거철만 되면 상대 진영을 위축시키거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고소·고발이 남발되고 병역비리 의혹 등 흑색선전이 되풀이된다. 확실하지 않은 자료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무소속 의원은 의원직에서 사퇴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박 시장 아들이 병무청에 제출한 자기공명영상진단(MRI) 필름이 본인 것이 맞다는 검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MRI 판독을 담당한 윤도흠 세브란스병원 부원장(신경외과 교수), 이환모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과장, 김명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등 연세대 의료진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가 지난해 12월 찍은 MRI와 오늘 찍은 MRI를 면밀히 판독한 결과 두 필름의 주인이 동일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그 의학적 근거로 △4-5번 디스크의 튀어나온 정도와 방향이 동일하고 △하요추부 피하지방의 두께가 약 3㎝로 같으며 △척추와 하지를 연결하는 근육인 장요근의 모양이 같고 △척추후 관절의 각도와 퇴행정도가 동일하다는 점을 들었다.
주신씨는 병역 의혹과 관련, 이날 오후 2시15분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합관에서 MRI 촬영을 했고, 서울시청 기자단 대표가 참관했다.
병무청도 이날 주신씨가 촬영한 MRI와 지난해 12월27일 병역처분 변경시 확인한 MRI가 동일하다고 밝혔다.
주신씨는 지난해 8월 공군에 입대했으나 ‘대퇴부 말초신경 손상’을 이유로 나흘 만에 귀가조치됐고 지난해 12월 재검을 통해 허리디스크 4급 판정을 받아 공익요원 근무를 했다. 그의 병역의혹 논란은 징병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을 때 제출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MRI 필름을 강 의원이 지난 14일 공개, ‘MRI 바뀌치기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강 의원은 “신경외과 전문의 소견에 따르면 박씨가 제출한 MRI는 상당히 비만인 환자의 사진”이라며 “하지만 박씨는 몸무게 70㎏ 정도의 마른 남성이며 MRI에 나타나는 정도의 디스크라면 박씨는 움직이기조차 힘들다”고 강조했었다.
박 시장은 검사결과가 나온 뒤 “변호인단이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병역 의혹 제기자의 명예훼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신씨의 변호를 맡은 엄상익 변호사는 “조선시대에는 마음에 들지 않은 상대방을 실제로 암살시켰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정치적 허구와 스캔들로 상대방을 파멸시키는 것이 암살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