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글로벌포럼 2012] 류 통일 "非정치 민간교류 인도적 지원 이어갈 것"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함과 동시에 남북관계에서는 대화를 촉구하는 강온 양면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북한경제 글로벌포럼 2012’에서 로켓 발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대화기조는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이 “폐쇄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데 급급한 ‘나쁜 선택’”이라며 “한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발행위이자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류 장관은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해 북한의 이번 결정에 대한 정부 내 엄중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힌 것은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류 장관은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남북 간 안정적인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정치적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민간교류와 인도적 지원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돌발행동으로 남북관계에 기복이 생겼지만 대북정책은 일관되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독자적인 제재보다는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북한이 4월 중순으로 로켓 발사 시점을 예고해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국제사회 공조라는 명분으로 북한을 압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도 남측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은 “서울 핵안전수뇌자회의는 철두철미 역적패당이 광란적으로 벌이는 반공화국 핵 소동의 연속판, 확대판”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첫 반응이다. 통신은 “서울회의에서 북핵문제와 관련한 성명발표 따위의 도발이 있을 경우 조선반도 비핵화 논의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남한에 대해서는 적대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통미봉남’ 전략을 이어갈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에 대해 각국 전문가의 입장이 엇갈렸다.

중국 측 입장을 대변하는 류장융 중국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은) 오랫동안 연구해온 장거리 로켓 발사시스템을 실험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안보·국제관계학 교수는 “김정은이 미국으로부터 추가적 식량 지원과 미사일 협상을 이끌어내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