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亞太지역 대표 "뒷자석에서 운전석으로…최대실적 비결은 역발상"
“뒷좌석에서 운전석으로 눈을 돌린 것이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린 비결입니다.”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연간 3528대를 판매하며 창립 107년 만에 최고 판매 실적을 거뒀다”며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역발상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롤스로이스는 흔히 운전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운전하는 재미에 중점을 둔 차 ‘고스트’를 출시해 비즈니스 엘리트들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또다시 몰아친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전년 대비 30.1%(817대) 늘어난 352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롤스로이스를 생산하는 영국 굿우드 공장은 현재 확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해리스 대표는 올해 경기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롤스로이스는 올해도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요가 늘어나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만 7개 매장을 신설했다”며 “올해는 매장을 85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시장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 결과 한국에는 15만명이 넘는 초부유층(HNWI·high-net-worth individual)이 있다”며 “많은 잠재고객이 있는 만큼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1개뿐인 롤스로이스 전시장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같은 영국의 벤틀리와 독일 마이바흐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불린다. 이 중 마이바흐는 판매 저조로 인해 브랜드가 폐쇄될 예정이다. 마이바흐 몰락의 원인에 대해 해리스 대표는 “고급차 브랜드일수록 꾸준한 신차 개발이 중요하며 신차가 없으면 고객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며 “롤스로이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신차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수제작이 원칙이다. 해리스 대표는 “영국 ‘새빌 로(Savile Row)’의 맞춤정장에 비유할 수 있는 최고의 맞춤생산 서비스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고객들은 롤스로이스를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표현할 수 있는 캔버스라고 생각한다”며 “자동차의 헤드에 가족 문장을 새겨 넣거나 과감한 색상 및 바퀴, 보석으로 장식한 ‘환희의 여신상’ 조각 등을 주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100만달러 이상에 판매된 비스포크 자동차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