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비리…불프 獨대통령 결국 사의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사진)이 17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불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폭넓은 신뢰를 받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지난 몇 주간의 상황은 이런 신뢰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모든 책임을 느낀다”고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나 불프 대통령은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합법적으로 행동해왔고 실수를 했지만 정직했다”면서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불프 대통령은 니더작센 주지사 시절인 2008년 주택 구입을 위해 특혜성 저리의 사채를 쓴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된 보도를 막으려고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언론과 야당으로부터 공세를 받아왔다. 또 과거 주지사 시절 기업들로부터 공짜 휴가 여행이나 승용차 협찬 등 각종 편의를 제공받은 의혹도 속속 드러났다.

이번 사의 표명은 독일 하노버 지방검찰청이 불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면제권 철회를 연방하원에 공식 요청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면제권 철회 요청은 사상 처음이다.

불프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재임 기간에 두 번째로 대통령직에서 중도 낙마한 인물로 기록되게 됐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