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루터 "양심에 반하는 행동은 지혜롭지 않다"
[이 아침의 인물] 루터 "양심에 반하는 행동은 지혜롭지 않다"
1521년 4월18일 독일 남부 보름스의 제국(帝國)회의장. 소장파 성서학자였던 마르틴 루터가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교황청 특사 앞에 섰다. 심판관이 루터에게 물었다. “당신이 쓴 글들 중에서 취소할 부분이 있는가?” 루터는 대답했다. “저는 아무것도 취소할 수 없습니다. 양심에 반해 행동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 아니며, 이롭지도 않습니다.” 중세 유럽을 뒤흔든 종교개혁의 시작이었다.

종교개혁가 루터는 1483년 11월10일 독일 중부의 작은 도시 아이슬레벤에서 태어났다. 그의 성품은 강직했고 종교적 신념에 한에서는 누구도 앞길을 막지 못했다. 법률가가 되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뜻마저 뿌리치고 수도원으로 들어간 터였다. 루터가 교회의 탐욕을 비판하고 나서자 교황청은 그를 파면했다. 황제 역시 그를 추방했지만 민중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독일 곳곳에 루터파 교회가 세워졌고, 제후들마저 그의 편에 섰다. 결국 황제는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 종교화의’로 제후의 종교 선택 권리를 인정했다. 루터파 교회는 사실상 합법화됐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약 7억명이 믿고 있는 개신교의 뿌리다.

루터는 1546년 2월18일 자신이 태어난 아이슬레벤에서 눈을 감았다. 466년 전 오늘이다. 그의 종교개혁은 르네상스와 함께 근대 시대의 시발점이 됐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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