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 "탄소섬유 생산 5배 확대…국내 車업계와 공동 개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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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도레이첨단소재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
탄소섬유 수출 전진기지
중국 제치고 구미에 유치 성공…품질·가격 경쟁력 우위 자신
水처리 사업은'제2 먹거리'
2020년까지 3000억원 투자…태양광·2차전지로 영토 확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
탄소섬유 수출 전진기지
중국 제치고 구미에 유치 성공…품질·가격 경쟁력 우위 자신
水처리 사업은'제2 먹거리'
2020년까지 3000억원 투자…태양광·2차전지로 영토 확장
“누구든 만들 수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팔리느냐죠. 품질과 가격이 관건입니다.”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65·사진)은 한국경제신문 16일 BIZ Insight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탄소섬유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이 사장은 “도레이의 한국 내 탄소섬유 설비 투자는 전 세계를 시장으로 보고 하는 것”이라며 “이미 기술이 차별화돼 있기 때문에 한 단계 높은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경량화가 최대 과제인 자동차회사들과 공동 개발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도레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탄소섬유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6년부터 보잉787기에 탄소섬유를 독점 공급해오고 있다.
이 사장은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제일합섬에 입사한 뒤 새한, 도레이새한을 거쳐 도레이첨단소재에 이르기까지 39년째 한 뿌리의 회사에 몸담고 있다. 1999년 도레이새한 초대 사장에 선임된 뒤 1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구미 공장엔 얼마나 자주 내려가십니까.
“1주일에 한 번씩은 갑니다. 직원들은 너무 자주 온다고 싫어하지만….”
▶탄소섬유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원래 계획대로 내년 1월엔 본격적으로 생산을 할 겁니다. 연산 2200t규모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안정된 품질로 완성되는 시기를 한 달이라도 더 당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10월부터 테스트할 수 있을 겁니다.”
▶증설 계획은 어떻습니까.
“올해 6월 두 번째 라인도 착공합니다. 이 라인에서는 2014년에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국가산업 제5단지 내에 76만㎡(23만평)를 공장 부지로 확보해뒀습니다. 2020년까지 연산 1만4000t 규모로 키울 겁니다.”
▶얼마나 좋은 품질로 얼마나 싸게 만드느냐가 관건일 텐데요.
“강철보다 강도는 높으면서 비교할 수 없이 가벼워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이유는 비싸기 때문이죠. 하지만 도레이는 똑같은 원료를 넣어서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지만 중국이나 폴란드에서도 탄소섬유를 만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질이죠. 돈을 벌 수 있는 수율을 내느냐가 문제입니다.”
▶도레이는 그런 면에서 확실한 기술의 차별화가 돼 있습니까.
“도레이가 탄소섬유를 만든 지는 40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돈을 벌기 시작한 건 6~7년 전입니다. 보잉 787은 양 날개와 동체에 탄소섬유를 입혀 60에 이르는 동체 무게를 40까지 줄였습니다. 가벼워지니 연료도 훨씬 덜 들죠. 보잉과 도레이가 함께 개발한 것입니다. 비행기 날개뿐 아니라 동체에 들어가는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회사는 도레이뿐입니다. 도레이는 현재 세계 탄소섬유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도레이는 일본, 미국, 프랑스에 이어 네 번째 탄소섬유 공장을 한국에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국도 후보로 검토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이 중국보다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도레이의 첨단 기술을 들여오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고요. 도레이 측에서도 오랜시간 한국에서 잘 운영돼 온 것을 지켜봤으니까 믿고 결정한 것입니다. 미국,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으니 이 지역으로 수출할 때도 한국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겠죠.”
▶경량화를 목표로 한 자동차 회사들의 관심도 클텐데요.
“일본 도레이는 이미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과 탄소섬유에 대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탄소섬유를 이용하면 경량화가 가능해져서 연비를 높일 수 있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조와도 맞으니까요. 한국에서도 완성차 업계와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죠.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면 보다 요구하는 가격에 근접해갈 수도 있겠죠.”
▶수처리사업도 도레이첨단소재의 대표적인 신사업 중 하나입니다. 구미에 맴브레인(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는데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2020년까지 2700억~3000억원 정도 투자할 계획입니다. 업종을 보면 기본적으로 마이크로 필터(MF), 울트라 필터(UF) 등을 중심으로 투자할 겁니다. 1단계로 올해 일본 도레이에서 들여와 막을 조립해 필터를 만들어 팔 방침입니다. 이후엔 필터에 들어가는 여과막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고요. 필터는 현재 공장을 건설중이며 여과막은 2015년 제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도레이의 수처리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간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기술 노하우가 전해지는 거죠.”
▶수처리사업을 탄소섬유,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신사업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2017년이면 한국도 물 부족 국가가 된다고 합니다. 2025년엔 전 세계 인구 중 30억명은 물 부족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물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2025년엔 전 세계 물시장이 9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코오롱, 웅진케미칼, 제일모직 같은 화학섬유 회사들이 수처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업 출발 시기가 늦은 건 아닌가요.
“앞서 말한 세 가지 필터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기업은 도레이뿐입니다. 막의 성능이나 품질은 세계 최고입니다. 필터를 만들 뿐 아니라 수처리 공정과 운영까지 모든 체계를 다 갖추고 있죠. 도레이첨단소재의 수처리 사업이 남들보다 빨리 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세계적인 기술들이 뒷받침될테니까요. 더 일찍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보다 우선순위인 것들이 있었죠. 모든 사업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탄소섬유나 수처리사업 외에 추진하는 신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태양광 소재 관련 연구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물질들 중에서도 분리막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같은 핵심 요소들로 영역을 넓혀갈 것입니다. 올해 회사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입니다. 2020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매출은 5조원까지 늘리는 것이 중·장기 목표입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65·사진)은 한국경제신문 16일 BIZ Insight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탄소섬유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이 사장은 “도레이의 한국 내 탄소섬유 설비 투자는 전 세계를 시장으로 보고 하는 것”이라며 “이미 기술이 차별화돼 있기 때문에 한 단계 높은 제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경량화가 최대 과제인 자동차회사들과 공동 개발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도레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탄소섬유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6년부터 보잉787기에 탄소섬유를 독점 공급해오고 있다.
이 사장은 홍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제일합섬에 입사한 뒤 새한, 도레이새한을 거쳐 도레이첨단소재에 이르기까지 39년째 한 뿌리의 회사에 몸담고 있다. 1999년 도레이새한 초대 사장에 선임된 뒤 1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구미 공장엔 얼마나 자주 내려가십니까.
“1주일에 한 번씩은 갑니다. 직원들은 너무 자주 온다고 싫어하지만….”
▶탄소섬유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원래 계획대로 내년 1월엔 본격적으로 생산을 할 겁니다. 연산 2200t규모로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안정된 품질로 완성되는 시기를 한 달이라도 더 당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10월부터 테스트할 수 있을 겁니다.”
▶증설 계획은 어떻습니까.
“올해 6월 두 번째 라인도 착공합니다. 이 라인에서는 2014년에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국가산업 제5단지 내에 76만㎡(23만평)를 공장 부지로 확보해뒀습니다. 2020년까지 연산 1만4000t 규모로 키울 겁니다.”
▶얼마나 좋은 품질로 얼마나 싸게 만드느냐가 관건일 텐데요.
“강철보다 강도는 높으면서 비교할 수 없이 가벼워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이유는 비싸기 때문이죠. 하지만 도레이는 똑같은 원료를 넣어서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지만 중국이나 폴란드에서도 탄소섬유를 만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질이죠. 돈을 벌 수 있는 수율을 내느냐가 문제입니다.”
▶도레이는 그런 면에서 확실한 기술의 차별화가 돼 있습니까.
“도레이가 탄소섬유를 만든 지는 40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돈을 벌기 시작한 건 6~7년 전입니다. 보잉 787은 양 날개와 동체에 탄소섬유를 입혀 60에 이르는 동체 무게를 40까지 줄였습니다. 가벼워지니 연료도 훨씬 덜 들죠. 보잉과 도레이가 함께 개발한 것입니다. 비행기 날개뿐 아니라 동체에 들어가는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회사는 도레이뿐입니다. 도레이는 현재 세계 탄소섬유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도레이는 일본, 미국, 프랑스에 이어 네 번째 탄소섬유 공장을 한국에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국도 후보로 검토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이 중국보다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도레이의 첨단 기술을 들여오기 위해 공을 많이 들였고요. 도레이 측에서도 오랜시간 한국에서 잘 운영돼 온 것을 지켜봤으니까 믿고 결정한 것입니다. 미국,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으니 이 지역으로 수출할 때도 한국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겠죠.”
▶경량화를 목표로 한 자동차 회사들의 관심도 클텐데요.
“일본 도레이는 이미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과 탄소섬유에 대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탄소섬유를 이용하면 경량화가 가능해져서 연비를 높일 수 있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조와도 맞으니까요. 한국에서도 완성차 업계와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죠.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면 보다 요구하는 가격에 근접해갈 수도 있겠죠.”
▶수처리사업도 도레이첨단소재의 대표적인 신사업 중 하나입니다. 구미에 맴브레인(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는데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2020년까지 2700억~3000억원 정도 투자할 계획입니다. 업종을 보면 기본적으로 마이크로 필터(MF), 울트라 필터(UF) 등을 중심으로 투자할 겁니다. 1단계로 올해 일본 도레이에서 들여와 막을 조립해 필터를 만들어 팔 방침입니다. 이후엔 필터에 들어가는 여과막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고요. 필터는 현재 공장을 건설중이며 여과막은 2015년 제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도레이의 수처리 기술이 한국으로 이전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그간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기술 노하우가 전해지는 거죠.”
▶수처리사업을 탄소섬유,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신사업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2017년이면 한국도 물 부족 국가가 된다고 합니다. 2025년엔 전 세계 인구 중 30억명은 물 부족 상황을 맞을 것입니다. 물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2025년엔 전 세계 물시장이 9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코오롱, 웅진케미칼, 제일모직 같은 화학섬유 회사들이 수처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사업 출발 시기가 늦은 건 아닌가요.
“앞서 말한 세 가지 필터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기업은 도레이뿐입니다. 막의 성능이나 품질은 세계 최고입니다. 필터를 만들 뿐 아니라 수처리 공정과 운영까지 모든 체계를 다 갖추고 있죠. 도레이첨단소재의 수처리 사업이 남들보다 빨리 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세계적인 기술들이 뒷받침될테니까요. 더 일찍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보다 우선순위인 것들이 있었죠. 모든 사업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탄소섬유나 수처리사업 외에 추진하는 신사업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태양광 소재 관련 연구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물질들 중에서도 분리막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같은 핵심 요소들로 영역을 넓혀갈 것입니다. 올해 회사 매출 목표는 1조5000억원입니다. 2020년까지 2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매출은 5조원까지 늘리는 것이 중·장기 목표입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