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들은 일단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을 지적하면서도 업황 개선 기대가 유효한 상황이라 실적 개선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오전 10시17분 현재 OCI는 전날 대비 5.97% 내린 28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웅진에너지 7.95%, 넥솔론 6.24%, 오성엘에스티 5.73%, 신성솔라에너지 3.03% 등 태양광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OCI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한달반 동안 35.8% 급등했다. 웅진에너지의 경우에는 116% 가량 치솟았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웅진에너지에 대해 "주가가 업황 회복 속도를 지나치게 앞서 상승했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마켓퍼폼(시장 수익률)'으로 내려잡고 목표주가도 2만7000원에서 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 연구원은 "태양광 시황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제품 가격의 반등 수준이 낮다"며 "웅진에너지의 이익율 회복이 느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파른 주가상승은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이란 판단이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글로벌 태양광 관련주들도 급등에 따른 부담에 조정 국면을 나타냈다"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경보가 나오는 상황에서 증시전문가들은 주요 국가의 관련 규제와 지원 정책의 변화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이 내달 중국 태양광업체들에 반덤핑과세를 부과할 지 여부에 대해 체크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중국업체들의 반덤핑과세 부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단지 개발업체들이 조직적인 반대에 들어간 상황이라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만약 중국업체들이 제재를 받게되면 글로벌 태양광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공급과잉의 근원인 중국의 중소 규모업체들은 중국정부에 의한 구조조정을 당하게 될 것이고 중국정부는 자국의 설치량 확대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독일의 지원 감축 방향에도 주목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 발전차액의 지속적인 감소에도 태양광 설치량이 줄어들지 않자 독일 정부는 최근 다양한 지원안 축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연간 설치량 한도 도입, 연간 지원 발전량 한도 도입, 월별 보조금 조정 등에 관한 논의가 4월에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그때까지는 주가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의 주가 흐름은 2009년 초와 유사하다"며 "실적 전망 하향과 단기 급등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실적 개선과 함께 다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예상보다 더 좋은 수요를 기대해도 좋다"면서 "올해 태양광 발전의 신규 설치량은 전년대비 8.3% 증가에 그치나 태양광 관련 제품의 수요는 이보다 높은 20.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달 들어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의 OCI의 목표주가 평균은 34만1500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종가(30만1500원) 기준으로 상승 여력은 13.2% 남아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