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그리스 불확실성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4포인트(0.03%) 상승한 1만2878.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7포인트(0.09%) 떨어진 1350.50을 나타낸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0.44포인트(0.01%) 오른 2931.83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 되는 등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기대가 뒤섞이면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다만 장 막판에는 그리스 정치권이 추가 긴축 이행안에 합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부각되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5일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 승인 여부를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전화회의로 대체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회의 대체의 배경을 그리스가 유로존이 제시했던 모든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는 앞서 제시된 3억2500만유로의 추가 재정지출 감축과 총선 후 긴축안 이행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20일 정례회의에서 그리스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키코프 은행의 브루스 매케인 수석 투자전략가는 "현재는 그리스가 다시 재정긴축안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정작 문제는 그리스가 합의에 도달하느냐 보다 유럽 경제가 얼마나 더 지속적으로 침체에 빠져있을지에 대한 불안"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유럽 6개국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스페인은 두 단계,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몰타는 한 단계씩 등급이 낮아졌다. 무디스는 이들 국가 외에도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까지 모두 9개국의 신용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편 미국의 경제 지표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 증가해 경기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시장 기대치(0.8% 증가)를 밑돌았다.

종목 별로는 전날 주당 500달러를 넘어섰던 애플이 '아이패드3' 출시 기대감에 1.3% 상승, 510달러대에 육박했다. 보잉도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에 1%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대표적인 금융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2%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7센트(0.2%) 내린 배럴당 100.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24센트 상승한 배럴당 118.1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