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 잡으면 엄마가 쇼핑 온다…대형마트, 놀이시설 설치 붐
서울 성내동에 사는 주부 김성희 씨(38)가 장보는 곳은 다섯살난 딸아이가 결정한다. 김씨가 주로 찾는 곳은 인근 홈플러스 잠실점이나 롯데마트 잠실점. 딸아이가 ‘두 점포 중 어디서 놀기를 원하느냐’가 그날의 쇼핑 장소다.

이는 두 점포가 지난해 하반기 리뉴얼 공사를 통해 실내 복합형 놀이시설을 갖춘 이후부터다. 홈플러스는 3층에 있던 의류·잡화 매장을 대폭 줄이고 키즈클럽 ‘상상노리’를 240㎡ 규모로 입점시키고 블록완구 판매 매장을 함께 구성했다. 롯데마트는 2층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 맞은 편에 있던 가구매장을 내보내고 ‘소프트플레이 키즈카페’와 블록교실을 426㎡ 규모로 들여놨다.

대형마트들이 다양한 놀이기구와 넉넉한 휴식 공간을 갖춘 ‘키즈 놀이시설’을 경쟁적으로 들여놓고 있다. 경쟁력있는 실내 놀이시설 입점 여부가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1년 새 부천 중동점과 안산고잔점, 안동점, 파주점, 동탄점 등 14개 점포에 키즈카페나 복합형 놀이방 시설을 새로 입점시켰다. 이로써 전문 아동놀이시설을 갖춘 점포는 전국 141개 점포 중 40개 점포로 늘어났다.

홈플러스는 최근 3개월 새 칠곡점 잠실점 안산점 등 6개 점포에 상상노리를 입점시켜 유료 놀이시설 운영 점포 수를 81개로 늘렸다. 연말까지 15개 점포에 상상노리를 추가로 들여놓을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키즈카페와 블록교실 등 어린이 놀이시설을 덕진점 홍성점 권선점 등 8개 점포에 입점시켰고 올 들어서도 도봉점과 통영점, 정읍점 등 3개 점포에 추가로 들여놨다. 총 운영점포 수는 95개점 중 45개점에 이른다.

이용료는 매장에 따라 차이난다. 홈플러스 잠실점의 경우 상상노리는 아이 1명당 2시간에 7000원, 키즈카페는 6000원이고, 부모 동반 1인은 무료로 입장이다. 서울 신천동에 사는 주부 오모씨는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아트교실 등도 있어 아이가 졸라 쇼핑할 게 없어도 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