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동시에 피보험자인 경우 상속세 내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서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의 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은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동시에 피보험자인 보험계약으로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인 등이 받는 생명보험금 또는 손해보험금이다.
상증법에는 상속재산을 크게 4가지로 분류해 상속세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민법상의 상속재산, 간주상속재산, 추정상속재산, 10년 내 증여재산으로 구분한다.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받는 보험금 및 퇴직금, 신탁재산 및 그 수익금은 세법상의 간주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를 신고해야 한다.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받는 보험금은 원칙적으로 민법상의 상속재산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세법상으로는 간주상속재산에 포함된다. 따라서 아버지가 보험계약자이면서 피보험자인 경우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인 등이 받는 보험금은 세법상 상속재산에 해당한다. 부동산 및 예적금, 펀드, 골프회원권 및 콘도회원권, 상장주식 및 비상장주식 등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해 상속세 신고 및 납부를 해야 한다. 보험금은 금융재산으로서 순금융재산(금융재산-금융부채)의 20% 범위 내에서 금융재산상속공제가 인정된다.
이와 달리 아버지가 보험계약자이고 피보험자는 아들, 보험수익자 또한 아들로 계약된 경우 아버지가 사망해도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아버지가 사망일까지 납입한 보험료는 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아버지가 피보험자는 아니지만, 아버지가 보험계약자로서 납입한 보험료는 세법상 상속재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해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한다. 다만, 아버지가 납입한 보험료만을 상속재산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납입한 보험료에 기간 경과에 따른 이자상당액을 더해 평가해야 한다.
◆상속인 아닌 사람에게 보험금을 주면 상속세와 증여세 부과
상속재산에 대한 유언이 있는 경우 유언이 우선한다. 유언이 없는 경우에 상속인들 간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어야 한다. 상속인들 간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없는 경우 각자의 법정지분으로 상속을 받을 수 있다.
아버지가 보험계약자이면서 피보험자인 경우, 보험수익자를 상속인으로 하는 보험에 가입했다면 아버지가 사망한 경우에 수령하는 보험금은 간주상속재산에 포함되므로 상속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상속인들 간에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면서 상속인들이 수령할 보험금을 상속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면 상속인들이 수령할 보험금을 간주상속재산으로 보아 먼저 상속세가 부과되고, 상속인들이 받아야 할 보험금을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무상으로 준 것이기 때문에 해당 보험금을 받을 사람에게 증여세가 과세된다.
따라서 아버지가 보험계약자인 동시에 피보험자이며, 보험금 수익자는 상속인으로 하는 보험금을 손자 손녀 며느리 사위 등 상속인 이외의 사람에게 무상으로 주고 싶다면 보험계약시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아버지, 보험수익자는 상속인이 아닌 사람으로 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아버지의 사망으로 수령하는 보험금에 대해선 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가 과세될 뿐 증여세는 물리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을 체결하려면 보험계약에 따른 상속세 또는 증여세, 이자소득세 과세 여부를 사전에 미리 전문가와 상의하며, 보험금에 대한 상속세 또는 증여세, 이자소득세 절세 여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연 이현회계법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