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육·급식 공짜…취업준비 땐 수당…"세금은 누가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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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태어날 '金새누리·李민주'…공약으로 본 생애복지
공약으로만 추가되는 1인당 복지혜택…새누리 6824만원, 민주 1억8640만원
5세 이하 보육·무상의료 예산만 18조
공약으로만 추가되는 1인당 복지혜택…새누리 6824만원, 민주 1억8640만원
5세 이하 보육·무상의료 예산만 18조
# 2013년에 태어난 ‘김새누리’ 군은 태어나자마자 정부로부터 양육수당을 매달 30만원 받는다. 만 5세 때까지 매달 같은 금액이 나온다. 만 7세가 돼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군은 아침을 집에서 먹지 않는다. 학교에 가면 공짜로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은 이미 2010년부터 무상급식 시행으로 공짜다. 무상급식은 고등학교에 갈 때까지 계속된다. 고등학교 교육이 2013년부터 의무교육으로 바뀌면서 수업료도 내지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김군은 곧장 대학에 간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정부가 매년 등록금의 절반가량인 400만원의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졸업 후 정부가 인증한 벤처기업에 취직하기로 약속하고 마지막 학년 등록금도 전액 지원받는다. 대학 재학 중 군입대를 결정했다. 매달 5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김군은 30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한다. 어느 정도 노후 준비가 돼 있지만 65세부터는 정부가 매달 11만3000원(2012년 기준)의 기초노령연금도 꼬박꼬박 넣어준다.
# 김새누리 군과 같은 해 출생한 ‘이민주’ 군은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데다 만 5세 이전까지 보육료가 전액 무료이기 때문이다.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닐 때는 공짜로 점심을 먹는다.
대학 등록금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20년 전에는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다는 경우도 있었다는데, 부모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 반값이 돼 그런 일은 과거 신문에서나 볼 수 있다. 입대하니 월급과 별도로 매달 30만원씩 ‘사회복귀지원금’이 나왔다.
이군의 동생인 ‘통합’ 군은 대학을 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할 때까지 4년간 매달 25만원의 수당을 나라에서 받았다. 나이가 들어 병원에 가는 것도 큰 부담이 없다. 건강보험에서 입원 진료비의 90%를 내주는 데다 상한선이 1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65세부터 매달 18만원씩 기초노령연금도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10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주요 총선 공약을 토대로 만든 가상 시나리오다. ‘김새누리’ 군은 새누리당의 공약을, ‘이민주’ 군은 민주당 공약을 적용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내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평생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이 새누리당은 6824만원, 민주당은 1억86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의료를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의 혜택이 훨씬 많다. 영유아 무상 백신 접종이나 대기업 청년 의무고용, 비정규직 전환, 경로당 난방비, 노인 교통비 무료는 아예 제외하고 굵직한 것만 넣어 계산한 것이다.
문제는 돈이다. 만 5세 이하 보육 예산의 경우 올해 6조4570억원이 들어가지만 민주당 공약대로 하려면 내년부터 당장 1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새누리당 기준으로도 3조원이 더 필요하다.
병사 월급을 현재 평균 9만3800원에서 50만원(새누리당 쇄신파의 공약)으로 올리기 위해 소요 예산이 올해(5285억원)의 4배 수준인 2조8172억원으로 뛴다.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의료 공약은 필요 예산을 산정조차 하기 힘들다. 입원 진료비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행 62%에서 90%로 높이고 본인 부담액 상한선도 100만~200만원으로 묶자는 것인데, 민주당 측은 이에 따른 추가적인 예산 소요액을 8조55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기초노령연금도 마찬가지다. 매월 연금액을 현행 9만4000원에서 11만3000원으로 인상(새누리당 안)하는 데 7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한술 더 떠 2016년까지 18만원으로 올리자는 민주당 안에 따르면 전체 소요 예산이 36조원으로 늘어난다. 물가 인상률에 맞춰 추가로 오를 경우 20년 후엔 이보다 두세 배가량 예산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올해는 20년 만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같이 치러진다. 174석을 점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의석을 대거 내줄 가능성이 크지만 재정에 대한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복지 공약이 튀어나오고 있다.
나라 곳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양당이 제대로 된 재원 검토 없이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공약을 다 들어주면 나라 살림이 거덜날 지경”이라고 했다. 재정부는 최근 복지 태스크포스팀(TFT)을 설치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재후/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김군은 곧장 대학에 간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정부가 매년 등록금의 절반가량인 400만원의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졸업 후 정부가 인증한 벤처기업에 취직하기로 약속하고 마지막 학년 등록금도 전액 지원받는다. 대학 재학 중 군입대를 결정했다. 매달 5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김군은 30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한다. 어느 정도 노후 준비가 돼 있지만 65세부터는 정부가 매달 11만3000원(2012년 기준)의 기초노령연금도 꼬박꼬박 넣어준다.
# 김새누리 군과 같은 해 출생한 ‘이민주’ 군은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데다 만 5세 이전까지 보육료가 전액 무료이기 때문이다.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닐 때는 공짜로 점심을 먹는다.
대학 등록금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20년 전에는 등록금 때문에 자살한다는 경우도 있었다는데, 부모 소득에 상관없이 모두 반값이 돼 그런 일은 과거 신문에서나 볼 수 있다. 입대하니 월급과 별도로 매달 30만원씩 ‘사회복귀지원금’이 나왔다.
이군의 동생인 ‘통합’ 군은 대학을 가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할 때까지 4년간 매달 25만원의 수당을 나라에서 받았다. 나이가 들어 병원에 가는 것도 큰 부담이 없다. 건강보험에서 입원 진료비의 90%를 내주는 데다 상한선이 1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65세부터 매달 18만원씩 기초노령연금도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10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주요 총선 공약을 토대로 만든 가상 시나리오다. ‘김새누리’ 군은 새누리당의 공약을, ‘이민주’ 군은 민주당 공약을 적용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내년에 태어나는 아이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평생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이 새누리당은 6824만원, 민주당은 1억86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의료를 공약으로 내건 민주당의 혜택이 훨씬 많다. 영유아 무상 백신 접종이나 대기업 청년 의무고용, 비정규직 전환, 경로당 난방비, 노인 교통비 무료는 아예 제외하고 굵직한 것만 넣어 계산한 것이다.
문제는 돈이다. 만 5세 이하 보육 예산의 경우 올해 6조4570억원이 들어가지만 민주당 공약대로 하려면 내년부터 당장 1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새누리당 기준으로도 3조원이 더 필요하다.
병사 월급을 현재 평균 9만3800원에서 50만원(새누리당 쇄신파의 공약)으로 올리기 위해 소요 예산이 올해(5285억원)의 4배 수준인 2조8172억원으로 뛴다.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의료 공약은 필요 예산을 산정조차 하기 힘들다. 입원 진료비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현행 62%에서 90%로 높이고 본인 부담액 상한선도 100만~200만원으로 묶자는 것인데, 민주당 측은 이에 따른 추가적인 예산 소요액을 8조55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기초노령연금도 마찬가지다. 매월 연금액을 현행 9만4000원에서 11만3000원으로 인상(새누리당 안)하는 데 7000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한술 더 떠 2016년까지 18만원으로 올리자는 민주당 안에 따르면 전체 소요 예산이 36조원으로 늘어난다. 물가 인상률에 맞춰 추가로 오를 경우 20년 후엔 이보다 두세 배가량 예산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올해는 20년 만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같이 치러진다. 174석을 점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의석을 대거 내줄 가능성이 크지만 재정에 대한 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복지 공약이 튀어나오고 있다.
나라 곳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양당이 제대로 된 재원 검토 없이 복지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공약을 다 들어주면 나라 살림이 거덜날 지경”이라고 했다. 재정부는 최근 복지 태스크포스팀(TFT)을 설치해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재후/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