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부진으로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2조8000억원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감소다. 종전 최대치는 2009년 1월의 1조6000억원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보금자리론 포함)은 지난달 3000억원 줄어 사상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1월이 주택 거래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매우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몰린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2조원 줄었다. 1월에는 각종 상여금이 늘어 직장인의 마이너스 대출 상환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8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5조원 늘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1조9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기업대출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중은 각각 21.4%와 76.6%였다.

시중 유동성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광의통화(M2) 증가율은 4.4%로 전달과 동일했다. 한은은 1월에는 5% 내외의 증가를 예상했다.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으로 이뤄진 협의통화(M1)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1.6%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2008년 7월(1.4%) 이후 가장 낮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