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1년 만에 매출 1000억…"커피믹스 '진짜 승부' 지금부터"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사업 진출 1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동서식품이 80% 이상을 차지해 온 시장인 만큼 후발주자로서 초기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서식품이 남양유업을 견제하기 위한 파상공세에 나설 태세여서 두 회사의 ‘커피 전쟁’은 올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2010년 12월 출시된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의 지난해 매출이 1051억원(판매가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규모가 1조1000억원 선으로 추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약 1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작년 12월 시장점유율은 11.8%로 한국네슬레(4.8%)를 따돌렸다.

월별 매출을 보면 본격 판매를 시작한 작년 1월 20억원에서 출발, 8월엔 103억원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12월엔 161억원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은 상호 비방전까지 불사하며 격렬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무풍지대’였던 커피믹스 시장에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30%를 목표로 세웠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700억~3000억원 안팎이다. 성장경 남양유업 전무는 “신제품을 출시해 상품군을 확대하고 영업조직도 강화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 ‘카누’와 비슷한 고급 인스턴트 원두커피부터 커피머신용 캡슐, 솔루블 커피 등 후속 제품의 출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호 남양유업 홍보팀장은 “올해 동서식품과 양강 체제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부동의 베스트셀러인 ‘맥심 모카골드’ 외에 신제품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지난 1일엔 무지방 우유를 넣은 남양유업 제품과 같은 컨셉트의 ‘맥심 화이트 골드’를 선보이고, 올해 이 제품 매출 목표를 1200억원으로 잡았다. 남양유업은 이 제품이 자사 커피믹스를 따라한 ‘미투(me too)’ 상품이라고 깎아내리면서도, 유통망 장악력이 강한 동서식품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양유업이 이날 공시한 지난해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조2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1763억원)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95억원으로 전년보다 28.8%(200억원) 줄었다. 회사 측은 “원유(原乳) 등 원재료 가격 인상과 커피믹스 시장의 초기 비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