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32년 의사 크론이 발견하면서 명명된 크론병은 구강에서부터 항문까지 위장관 어느 곳에서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만성염증성 장질환이다.
염증성 질환들의 특징은 염증이 혈액을 통해 몸을 돌면서 다양한 기관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인데, 크론병 역시 그러하다.
가장 기본적인 증상인 복통과 설사에서부터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빈혈, 전신쇠약, 장출혈, 영양장애, 구역감,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관절, 피부, 간, 신장, 눈 등 소화기관 외 다른 부위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전이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쉬운 크론병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으로, 특히 복부를 따뜻하게 하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면역치료의 중요성
크론병과 같이 면역치료가 필요한 질환들은 한방에서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소염제 등의 약물 복용을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김영진 내미지한의원 원장은 “크론병 치료는 무너진 소화기관의 기능을 되살리고 면역체계를 정상적으로 회복시켜야만 가능하다”며 “크론병의 면역치료가 시작되면 초기 2개월 동안 치료반응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만성적 염증으로 인한 고름이 대변을 통해 빠져나온다. 간혹 몸살을 겪기도 하지만 체력이 점점 회복되면서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까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러한 과정이 몇차례 반복되고 몸살 반응과 함께 겪게 되면 복통과 설사가 차츰 줄어들게 된다”면서 “만성적인 염증으로 단단하게 굳어있던 장 점막이 회복되면서 정상적인 소화기능이 돌아온다. 복부에 따뜻한 온기가 돌아 인체를 보호하는 면역력이 살아나는 것은 물론 만성적인 설사와 염증이 사라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방에서 시행하는 크론병의 ‘면역치료’는 크론병의 통증과 증상들을 완화시키면서 동시에 면역력을 증강시켜 차후에 발생하는 후유증과 재발을 막는데 중점을 둔다.
◆치료 후 중요한 것
크론병 뿐 아니라 모든 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그 병에 다시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병이 치료된 이후 생활관리의 비중을 늘려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병을 컨트롤하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가능한 정도가 되면 치료를 중단하고 생활적인 면에서 관리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김 원장은 “면역질환인 크론병은 생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증상이 좋아진 이후에도 지속적인 식이습관 조절과 꾸준한 치료를 통해 면역기능이 완전히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