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간 부품社, 삼성 덕에 '신바람'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기지로 부상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부품 협력업체들이 신바람이 났다. 공장 가동률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1년여 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해외 법인 안정화에 걸리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사업계획도 삼성전자만큼이나 공격적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근접 지원하기 위해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한 부품업체들이 지난해 현지 진출 1년여 만에 잇따라 흑자를 기록했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실드캔을 생산하는 성우전자(대표 조성면)는 베트남 공장이 양산을 시작한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인탑스(대표 김중헌)와 크루셜텍(대표 안건준)도 공장 가동 첫해인 지난해 베트남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는 국내 본사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에서 각각 케이스와 휴대폰 입력장치(OTP)를 생산하고 있다. 한발 앞서 2009년 베트남에 터를 잡은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 플렉스컴(대표 하경태)은 현지 공장의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두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이 베트남 진출 초기 나란히 흑자를 낸 것은 삼성전자의 현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품 수요가 급증, 공장 가동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통상 해외에 법인을 세우면 2~3년간 손실을 낸 후 흑자로 전환하는 게 기본”이라며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만큼은 예외”라고 말했다.

실제 베트남은 올해 중국 후이저우를 제치고 삼성 휴대폰 메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베트남 목표 생산량은 1억1000만대 안팎으로 전체 생산량의 약 29%에 육박한다. 삼성 휴대폰 3대 가운데 1대가 베트남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일제히 올해 베트남 사업장의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배 정도로 높여 짜는 등 공격적인 경영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트남 생산기지 활용도도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성우전자는 실드캔과 함께 카메라모듈도 베트남에서 생산키로 했다. 크루셜텍은 OTP 연간 생산량 1억개 가운데 70%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본사 빈자리는 터치스크린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있다. 케이스 기업 신양엔지니어링과 터치스크린 제조업체 에스맥은 현지 법인 설립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갑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저가형 휴대폰 라인업은 모두 베트남으로 가는 게 기정사실이라 현지에 공장이 있는 부품업체들이 큰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베트남 생산량 증가가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해 올해 스마트폰 수혜주들은 연결 재무제표에서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