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하이마트 인수전에 불참을 선언하자 증권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상장 당시부터 불거졌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의견도 우세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전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하이마트 인수를 위한 공개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이마트 매각가격이 3조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부담을 느낀데다 영업력 유지 여부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하이마트 인수전에 참가했던 GS리테일은 롯데와 더불어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랐었다. GS리테일이 2010년 백화점과 마트 부문의 사업을 롯데스퀘어와 롯데쇼핑에 매각해 1조3400억원 가량의 현금을 갖고 있었던 점도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이 하이마트 인수전에 불참키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해 쌓은 현금 중 대부분 부채를 갚아 현재 자금여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GS리테일은 3000억원 가량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최소 1조원 이상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기영 S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상태에서 무리하게 하이마트를 인수했을 경우 오히려 좋았던 평가가 흔들릴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편의점에 집중하고 있는 GS리테일이 가전제품 양판점인 하이마트를 인수했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애당초 보지 않았다"며 "'디지털 파크'를 이미 운영 중인 롯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GS리테일이 GS스퀘어를 매각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왔다"며 "하지만 하이마트의 경우에는 인수에 불참한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따라 GS리테일의 중장기 성장 동력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게 됐다.

김기영 연구원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성숙기로 진입하는 2~3년 이후 성장동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현재 사업 중에서는 드럭 스토어인 GS왓슨의 시장성이 높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GS리테일은 유기농, 온라인 전문점 확대와 중국 등 신규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해외 선진기업과 제휴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