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銀, 전자지갑 시장 선점 '기싸움'
전자지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선불충전형 전자지갑을 한발 앞서 내놓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이 은행은 지난달 31일 KT와 공동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전자지갑 ‘주머니(ZooMoney)’를 출시했다.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사이버 머니를 충전하면 간단하게 송금이나 지급 결제를 할 수 있다. 결제할 때마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가 필요했던 기존 모바일뱅킹과 달리 실질적인 ‘지갑’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수개월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해온 하나은행 측은 한방 먹은 표정이다. 하나은행은 2일 같은 내용의 ‘하나 N 월렛’을 내놨다. 하나은행은 특히 김정태 행장까지 나서 “업계 첫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전자지갑의 주체는 신한이 아닌 KT인 데 반해 하나은행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출시 1번은 놓쳤지만 계열사인 하나SK카드 등과 협업해 신한은행을 앞지른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구형 휴대폰 방식의 모바일 지갑을 2008년 내놓으면서 관련 기술 및 특허를 다수 확보했다”며 “전자지갑 시장에선 일단 승기를 잡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