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유럽연합(EU) 원유 수출 중단 검토 등으로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전개발펀드'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삼성증권(사장 김석)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 26일, 27일 이틀간 모집한 유전펀드 청약에 약 200억원이 몰려 청약물량의 5분의1 가량이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콜센터를 통한 유전펀드 상담건수도 월초 상담문의가 하루평균 5건 미만이던 것이 지난 26~27일에는 60건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홍배 삼성증권 영업추진팀 팀장은 "청약 마감을 하루 앞둔 30일에만 700억원 정도가 추가로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이면서 연 10%수준의 수익을 갖춘데다 유가 상승시 추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이 31일까지 청약하는 '한국ANKOR유전자원개발펀드'는 한국 석유공사 소유의 미국 해상 유전 광업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ANKOR광구는 현재 생산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광구다.

분기마다 연 10%수준의 배당수익이 원금과 함께 상환되는 구조로, 15년 만기 상품이지만, 실제 원금 회수기간에는 약 6년이 걸린다. 특히 고액자산가의 경우 이 펀드에서 얻는 소득에 대해 5.5%~15.4%까지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최근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가 '에너지 자급률제고'라는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해 특별히 세제혜택을 부여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금은 대표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헤지 수단이지만 변동성이 커서 투자시점 포착이 쉽지 않지만, '검은 황금'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펀드는 유가변동과 원·달러 환율 변동에 대해 일정수준 헤지를 하기 때문에 수익도 추구하면서 달러화 약세, 유가상승이라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유전개발펀드는 최소 100만원 이상이면 청약이 가능하며, 청약증거금은 101.5%다. 기존에 계좌가 있는 고객은 온라인으로도 청약이 가능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