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엔 그림…거실엔 가구…미술품 첫 인테리어 경매
인기 화가 도상봉 이대원 김종학 씨의 그림이 안방에 걸린다. 넓은 거실엔 르코르뷔지에와 피에르 폴랑의 가구가 놓여 있고, 세르주 무이의 조명등이 빛을 발한다. 화장대, 콘솔에 비치된 그림과 사진도 아기자기하다. 회화 조각 가구 등 미술품으로 꾸민 아파트와 사무실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대표 이학준)이 다음달 9일 부산 노보텔앰버서더호텔 부산점에서 국내 처음으로 인테리어 경매 행사를 연다.

‘아트 포 인테리어(Art For Interior)’를 테마로 한 이번 경매는 일상 공간과 예술작품을 접목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일반 경매와 달리 현대미술이 주거 공간이나 사무실과 어떻게 조응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행사다.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 수 년 전부터 시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다.

이번 경매에서는 생활 속에서 의미를 되새겨볼 만한 근현대 및 고미술품과 디자인 가구, 목가구 등 86점을 선보인다.

대표작은 추정가 1억2000만~2억원에 나온 이대원의 ‘반닫이’다. 가로 73㎝, 세로 92㎝의 유화이지만 평면적이면서도 이차원적인 구성으로 전통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설악산 화가 김종학의 ‘꽃과 새’, 도상봉의 ‘개나리’ 등을 비롯해 중견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출품된다. 강익중, 권기수, 팝아티스트 마리킴 등의 작품 역시 눈길을 끈다. 르코르뷔지에, 세르주 무이, 피에르 폴랑 등 외국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도 출품된다.

스위스 출신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린 르코르뷔지에의 ‘롱 체어 LC4(Long Chair LC4)’는 정형외과 전문의들이 추천할 만큼 인체에 좋은 가구로 알려졌으며 추정가는 600만~800만원이다.

단순미가 돋보이는 세르주 무이의 램프와 개별 유닛들을 다양한 형태로 결합해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피에르 폴랑의 가구도 흥미롭다.

출품작은 27일부터 30일까지 호림아트센터에 있는 서울옥션 강남점과 2월3일부터 8일까지 서울옥션 부산점에서 전시된다. (02)395-033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